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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타석 1안타' 장갑 찢으며 자책한 '바람의 손자'…사령탑은 "걱정없다" [고척 핫포커스]

이종서 기자

입력 2021-06-30 02:43

수정 2021-06-30 06:30

'20타석 1안타' 장갑 찢으며 자책한 '바람의 손자'…사령탑은 "걱정없…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6.03/

[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경기. '바람의 손자'는 장갑을 거칠게 찢으며 손에서 빼냈다.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맞붙은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팀이 5-13으로 지고 있던 9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키움)는 롯데 투수 김도규를 상대해 3볼-1스트라이크에서 5구 째 직구(147㎞)를 받아쳤다. 타구는 3루 파울지역과 관중석 사이에 높게 떴고, 3루수 한동희가 그물망에 붙어 공을 잡았다.

아웃이 된 걸 확인한 이정후는 짙은 아쉬움을 내비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벤치에 앉은 이정후는 손에 끼고 있던 배팅 장갑을 잡아 뜯으며 벗었다. 장갑은 그대로 찢겨져 나갔다. 이내 동료들과 나란히 앉은 이정후는 고개를 숙이며 머리를 감싸 쥐는 등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정후는 지난 25일부터 홈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이정후가 3경기 연속 침묵한 건 올 시즌 처음.

이정후는 데뷔 이후 꾸준히 3할 타율을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로 자리매김 해왔다. 올 시즌 4월 2할 타율에 머무르면서 한 차례 슬럼프를 겪었지만, 5월 한 달 동안 타율 4할5푼1리로 반등하며 월간 MVP를 수상했다.

화려하게 다시 날개짓을 하는 듯 했지만, 또 한 번의 타격 침체가 찾아왔다. 3경기를 침묵한 뒤 이날 세 번째 타석이었던 5회 2루타를 치면서 18타석 만에 안타를 만들었다. 그러나 두 타석에서 모두 뜬공에 그치면서 기세를 잇지는 못했다. 최근 4경기 타율 5푼6리(20타석 18타수 1안타 1볼넷). 타격 사이클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자 이정후도 결국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정후가 낯선 침묵을 보이고 있지만, 사령탑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쓸데 없는 걱정"이라고 이야기하며 "잘 맞은 타구가 잡히기도 했다. 컨디션이 떨어진게 아닌 만큼, 걱정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4월에도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의 주춤했던 타격 페이스에 "이정후니까 괜찮다"라며 믿음을 내비쳤다. 또한 5월 매서운 타격감을 보일 때에도 "놀랍지도 않다"고 미소를 지었다.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가 프로에 데뷔할 때부터 코치와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다. 내야수였던 이정후에게 외야 전향을 권유하며 타격에 좀 더 집중하도록 한 것도 당시 수비코치였던 홍원기 감독이었다. 이정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4월 사령탑의 믿음은 5월의 맹타로 이어졌다. 지금도 감독의 믿음에는 흔들림이 없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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