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올릴 투수 없다"던 사령탑의 고민, 그 말은 사실이었다[SC줌인]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6-27 10:25

more
"올릴 투수 없다"던 사령탑의 고민, 그 말은 사실이었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LG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가 열렸다. 4회 구원 등판한 삼성 이재익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실점하고 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6.26/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마운드 운용에 제약을 받는 더블헤더.



상위권을 달리는 삼성 라이온즈의 약점이 드러났다. 퓨처스리그 마운드 지원 부재로 인한 아슬아슬한 불펜 뎁스. 여름 승부와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의 시한폭탄이 될 공산이 커졌다.

삼성은 26일 대구 L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5대10으로 패했다.

아쉬웠던 순간은 기대를 모았던 불펜 투수 김윤수의 복귀투였다. 부상 이후 두 달여 퓨처스리그에 머물며 제구 향상에 힘썼던 불펜 지원 기대주. 하지만 복귀 후 첫 등판 결과는 아쉬움이었다. 150㎞를 훌쩍 넘던 파이어볼러로서의 장점이 흐릿해졌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6㎞,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140㎞ 초반대에 머물렀다. 제구가 좋아졌다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스피드 다운.

하지만 제구는 부상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2군에 머무는 동안 단점 보완 대신 장점만 희석된 셈.

그나마 희망은 이승현의 손톱 부상으로 갑작스레 마운드에 올라왔다는 점이다. 김윤수는 8회에는 선두 타자 안타를 허용했지만 탈삼진 2개를 섞어 후속 세 타자를 잡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제대로 몸 풀고 등판할 다음 경기를 한차례 더 지켜봐야 할 부분.

2차전 선발 이승민도 또 한번 아쉬움을 드러냈다.

빠른 템포로 잘 막아내다가도 초반 한 고비를 넘지 못하며 무너지는 패턴을 또 한번 반복했다.

2-0으로 앞선 4회 연속 볼넷으로 출발해 와르르 무너졌다. 3⅓이닝 5안타 4사구 3개, 4실점. 퓨처스리그에서는 최강 투수(평균자책점 1.31)임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다. 이날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이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던 건 사실. 하지만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가다 장타를 맞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승민으로 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좌완 이재익은 아웃을 하나 잡은 뒤 5연속 볼넷으로 무너졌다. 김민수가 쏘아올린 추격의 투런포와 최영진의 역전 3점포와 후속 투수들의 역투가 아니었다면 그대로 지는 흐름이었다.

이승민, 이재익, 김윤수는 퓨처스리그 삼성 투수 중 평균자책점 1~3위다. 2군에서 최고 활약을 펼치던 투수들의 고전. 현재 삼성 퓨처스리그 마운드의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5월 중순 부상으로 말소된 양창섭은 함흥차사다. 아직까지 실전 등판을 못하고 있다. 대체 선발 후보 허윤동은 3승5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루키 이재희는 지난 23일 퓨처스리그 한화전에서 선발 4이닝 동안 홈런 포함, 10안타 4볼넷으로 9실점 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평균자책점도 7.50으로 껑충 뛰었다.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허삼영 감독의 진단은 괜한 말이 아니었다.

1군에 올라와 활약할 유망주 투수들이 줄줄이 성장 지체를 겪고 있는 셈.

불펜 과부하 속에서도 "(2군에서)올릴 만한 투수가 없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던 허삼영 감독. 그 말은 사실이었다. 퓨처스리그 사령탑이 투수 조련사 오치아이 감독이란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상황.

기존 선수가 2군에 다녀와도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 유망주들의 성장은 더디다. 1,2군 투수들 간 적절한 순환 구조 없이 풀 시즌을 치르기는 쉽지 않다. 여름 승부를 앞둔 시점. 대망을 꿈꾸는 삼성의 불안 요소이자 아킬레스 건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