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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분석]8회에 왜 장현식 아닌 홍상삼 이었을까? '용두사미' 된 KIA 감독의 마운드 운용

김진회 기자

입력 2021-06-25 09:58

8회에 왜 장현식 아닌 홍상삼 이었을까? '용두사미' 된 KIA 감독의 …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KIA와 삼성 경기. 7회말 장현식이 투구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6.9/

[수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의 '변칙 텐덤' 전략은 성공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24일 수원 KT전에서 펑크난 선발 로테이션을 변칙적인 투수 운용으로 경기 초반을 잘 막아냈다. 우완 사이드암인 선발 윤중현에게 3이닝, 좌완 김유신에게 1이닝을 맡겼다. 두 선수 모두 위기는 있었지만 무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5회부터 다시 불펜 투수로 5이닝을 막아야 하는 상황. 이승재가 6회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3-2로 쫓겼지만, 박진태가 6회 1사 만루 상황을 무실점으로 버텨내면서 1점차 리드를 유지했다. 7회 마운드에 오른 박준표가 결국 동점을 내주면서 경기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됐다.

다만 아쉬운 건 8회였다. 박준표가 그대로 투입됐다. 사실 박준표의 제구는 7회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볼넷 두 개가 실점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KIA 더그아웃에선 박준표에게 계속 믿음을 보였다. 결국 박준표는 8회 선두 허도환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뒤 심우준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후속 조용호는 2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상황은 1사 2, 3루로 실점 위기였다. 반드시 실점을 막아줄 투수가 필요했다. 이 때 윌리엄스 감독이 선택한 건 홍상삼이었다. 결과적으로 홍상삼의 투입은 실패로 돌아갔다. 홍상삼은 첫 타자 황재균을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러나 강백호에게 자동고의사구로 1사 만루 상황에서 배정대에게 싹쓸이 좌전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았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왜 필승조 장현식을 사용하지 않았을까'다. 장현식은 지난 23일 수원 KT전에서 7회에 나와 1⅔이닝을 1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낸 바 있다. 멀티이닝을 소화해 연투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투구수가 30개밖에 되지 않았다. 홍상삼은 지난 시즌과 달리 시즌 초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5월 말부터 1군에 콜업된 뒤 추격조로 활용되던 자원이었다. 현장에선 홍상삼의 구위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장현식의 150km에 달하는 빠른 공이 더 효과적이었다는 것이 배정대의 인터뷰를 통해 드러났다. 배정대는 "싹쓸이를 치기 전 2스트라이크가 되는 과정도 변화구였다. 그래서 또 변화구가 들어올 것 같아 기다렸는데 변화구가 들어오더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장현식을 내지 않은 건 연장까지 염두에 둔 마운드 운용으로도 볼 수 있다. 불펜 투수가 많이 투입되는 날이었고, 연장까지 가게 되면 가용할 수 있는 투수가 몇 명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과부하를 최대한 막기 위해선 앞서 나온 투수들의 멀티이닝 소화가 필요하긴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승부처에서 한 선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윌리엄스 감독의 투수 운용은 '용두사미'였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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