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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팬 소원 성취? 달라진 부산시, '야구 인프라' 재편 청사진 어떨까[부산 핫포커스]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6-24 10:36

수정 2021-06-2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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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팬 소원 성취? 달라진 부산시, '야구 인프라' 재편 청사진 어떨까
'3만 갈매기'로 가득했던 사직구장. 부산시는 '부산시민'이자 '롯데팬'인 이들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을까. 스포츠조선DB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부산시가 롯데 자이언츠와의 '적극적 소통'을 약속했다. 부산 시민들의 염원인 신축 야구장, 또는 사직구장 리모델링이 이뤄질 수 있을까.



이병진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23일 사직구장을 찾았다. 이석환 대표와 성민규 단장 등 롯데 구단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위해서였다.

코로나 시국에도 없었던 현장 소통. 부산시가 시구자 아닌 시 관계자로서 사직구장에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있다. '한국 제2의 도시' 부산 연고를 떠난 프로구단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이 부시장은 이날 "KT 농구단(소닉붐)의 연고 이전으로 인한 충격이 크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간 시가 프로구단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적이 없었다"는 자기 반성도 덧붙였다. 이날 모임에 국외 출장중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빠졌지만, 권기혁 체육진흥과장을 비롯해 '실무자'인 부산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롯데팬은 부산은 물론 국내 최대의 프로스포츠 팬덤 중 하나다. 하지만 1985년 개장한 사직구장은 KBO리그 10개 구단의 홈구장 중 단연 최악으로 손꼽힌다. 창원NC파크나 대구라이온즈파크 같은 신축구장은 물론, 더 오래된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1964년) 잠실구장(1982년)만도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국내 법상 야구장 등 체육시설의 소유 및 관리는 지방자치단체 관할이다. 롯데가 여러차례 추진했던 사직구장의 대규모 리모델링 및 신구장 건설은 매번 선거용 공수표로만 쓰이고 잊혀졌다.

이석환 롯데 구단 대표는 "사직은 유서깊은 야구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롯데 구단은 시 시설사업소와 협업해 배수 공사 등을 진행하며 40년 동안 잘 관리해왔다. 다만 팬이나 시민들이 사직구장을 찾았을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관전의 편의성 부분이 아쉽다"며 그간의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부산시가 부산시민과 야구팬들의 생각을 모아 야구장 건축에 신경써준다면, 롯데 구단은 팬들의 자존심을 회복시키고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보다 경쟁력 있는 강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롯데 구단과 팬들이 가장 원하는 건 타 팀에 뒤지지 않는 부산 신구장이다. 태풍으로 지붕 일부가 뜯겨나간데다, 사용하는 구단도 없어 텅빈 채 방치되고 있는 부산 아시아드를 야구장으로 개축하는 것도 고민할만하다. 이마저도 어렵다면 사직구장의 전면 리모델링 등 또다른 대안도 있다. 롯데 구단의 슬기로운 부산생활을 위해서는 야구 인프라 전반에 대한 부산시 차원에서의 전폭적인 지원부터 구장 임대료 감면까지,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

그간의 공약(空約)이 한두번인가. 부산시가 드디어 '현장'에 나왔고, '사용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제 실천이 필요하다. 단순히 전향적 제스처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청취한 사정을 통해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현실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나와야한다.

부산시 측은 "2주 안에 박형준 시장이 직접 '부산시 스포츠산업 발전 종합계획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 부시장이 롯데 구단에 "현 사직구장 부지를 '스포츠 클러스터(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그 첫걸음이다.

얼마나 현실적인 '약속'이 제시될까. 부산 시민들은 롯데의 팬이자 유권자로서 박 시장의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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