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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통계]고영표, 그가 왜 대표팀에 뽑혔겠는가...임기영도 "배울점 많은 형"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6-24 08:45

수정 2021-06-24 09:00

고영표, 그가 왜 대표팀에 뽑혔겠는가...임기영도 "배울점 많은 형"
KT 위즈 고영표는 올시즌 발군의 투심과 체인지업을 앞세워 GO/FO 비율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수원=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투수가 가장 안전하게 타자를 아웃시킬 수 있는 방법은 삼진(SO·strikeout)이다. 받아주는 포수만 있으면 되니 실책이 나올 일이 없다. 물론 '낫아웃'이 있지만 특별한 경우다. 상대의 기를 꺾는 측면에서도 삼진은 효과 만점이다.



그 다음이 땅볼아웃(GO·groundout)이다. 내야수가 실책만 조심하면 된다. 플라이아웃(FO·flyout)이 가장 불안하다. 타구가 뜨면 장타 확률이 높아진다. 배트 중심에 맞는 플라이는 십중팔구 홈런이다. 투수의 땅볼아웃과 플라이아웃 비율(GO/FO)을 중요한 지표로 삼는 이유다. 삼진은 구위, GO/FO는 제구와 변화구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23일 현재 탈삼진 부문 상위 9명이 모두 외국인 투수라는 사실은 그래서 충격적이다. 토종 투수들의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GO/FO 부문서는 눈에 띄는 토종 투수가 있다. KT 위즈 사이드암 고영표다. 고영표는 GO/FO가 2.38로 이 부문서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2.58)에 이어 2위다. GO가 FO보다 2.38배 많다는 것으로 전형적인 땅볼 유도형 투수다. 올시즌 KBO리그 전체 투수들의 이 수치는 1.00이다.

23일 수원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고영표는 7이닝 3안타 2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비록 패전을 안았지만, 그가 왜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됐는지를 매우 잘 보여준 경기였다. 아웃카운트 21개 가운데 땅볼아웃이 13개, 플라이아웃과 삼진은 각각 4개였다. GO/FO가 3.25에 달한다. 2회에는 땅볼 3개로 아웃카운트를 모두 잡았고, 5회와 6회는 땅볼 2개와 삼진 1개로 각각 이닝을 마쳤다. 이런 투수를 더그아웃에서 바라본 이강철 감독은 얼마나 마음 편했겠나. KBO리그 경기를 둘러본 대표팀 김경문 감독의 느낌도 그랬을 것이다.

KT 전력분석팀에 따르면 고영표는 투심 직구와 체인지업을 대략 80% 비중으로 던진다. 고영표의 투심과 체인지업은 홈플레이트에서 변화가 심해 타자가 타이밍 맞추기가 까다로워 땅볼 유도에 매우 적합하다. 이날 KIA전 땅볼아웃 13개는 모두 투심과 체인지업이 결정구였고, 삼진 4개는 모두 체인지업으로 잡았다.

이날 고영표과 선발 맞대결을 벌여 승리투수가 된 KIA 임기영도 같은 사이드암이다. 임기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같은 사이드암이라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다"면서도 "영표형이 던지는 걸 많이 봤다.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는데 얘기를 잘해줘서 고맙다.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역시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임기영은 이날 6이닝 동안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9개의 삼진을 잡고 1실점했다.

고영표는 이날까지 올시즌 12경기에서 6승3패, 평균자책점 3.33, 63탈삼진을 기록했다. 주목할 것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가 11개로 공동 1위, 토종 투수들 중에선 단독 1위라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고영표가 마침내 태극마크를 달게 된 건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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