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에겐 어수선한 승부였다. 0-1로 뒤지고 있던 4회말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가 갑자기 퇴장 명령을 당했다. 이후엔 조니 워싱턴 타격 코치가 1루심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화는 이날 삼성에 0대3으로 패했지만, 일련의 장면은 궁금증을 자아낼 만했다.
로사도 코치는 선발 투수 김기중이 2사 만루에서 박해민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자 마운드를 향해 걸어 나왔다. 앞서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해 규정상 투수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통역과 함께 걸어 나온 로사도 코치는 포수 최재훈을 향해 두 손으로 뭔가를 그리면서 대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로사도 코치에게 볼을 건네려던 이민호 심판이 갑자기 퇴장 콜을 외쳤다.
경기 직후 이민호 심판은 취재진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로사도 코치가 앞서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했기 때문에 투수 교체를 통보해야 할 상황이었다. (로사도 코치에게) '체인지 플레이어'라고 물으며 교체 요청을 했다. 그러나 로사도 코치는 '볼, 스트라이크!'를 외치면서 손가락으로 S존을 그리는 동작을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차 투수 교체를 요청했지만 무시한 채 계속 '볼, 스트라이크!'를 외치면서 라인까지 넘으려 했다. '언파이어 스트라이크존'이라고 경고를 했는데, 영어가 아닌 멘트를 했다"며 "교체 통보 의무를 어겼고, 3번이나 주의를 줬는데도 이를 무시해 규정대로 퇴장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통역을 통한 소통 요구 부분에 대해선 "통역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로사도 코치는 통역이 자신의 팔을 잡자 '노 터치'라고 외치더라"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의 어필 내용에 대해서도 "통역이 이야기를 안 하니 알 수가 없다"며 "수베로 감독도 몇 마디를 하더니 그냥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