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손아섭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2할대 타율과 흔들린 타격 밸런스. 안타는 꾸준히 생산해냈지만, 찬스 상황에서 보여주는 날카로운 타격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시즌 타율도 2할 중반대에서 오르내렸다. 설상가상으로 소속팀 롯데가 최하위로 처져있는 상황에서, 손아섭의 꾸준한 상위 타순 기용을 두고 여러 이야기도 나왔다. 데뷔 이후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
손아섭이기 때문에 더 어색했다. 그는 데뷔 이후 수 차례 타격 관련 개인 타이틀을 차지했던 타자다. 2012~2013시즌 2년 연속 최다 안타 1위를 기록했고, 2017년에도 개인 세번째 최다 안타 1위에 올랐었다. 지난해에도 시즌 타율 3할5푼2리로 리그 전체 2위를 차지할만큼 톱클래스 타자로 활약해왔다. 2010년 이후 2019년 단 한차례(0.295)를 제외하고 매년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할만큼 꾸준한 성적을 올렸던 타자의 급작스러운 부진은 모두가 의아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지난 18~20일 삼성 3연전에서 13타수 6안타(1홈런) 5타점을 쓸어담은 손아섭은 기어이 3할 타율에 올라섰다. 이번 시즌 개막 후 처음이다. 월간 타율 3할9푼4리가 그의 페이스를 증명해준다. 규정 타율을 채운 리그 타자 가운데 6월 타율 2위에 해당한다. 1위인 롯데 정 훈(0.408)에 이어 전체 두번째다. 정 훈과 손아섭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롯데도 탈꼴찌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