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김경문 감독이 16일 오전 11시 KBO 야구회관에서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 도곡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6.16/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김현수는 올시즌이 끝나면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사실 그는 지난해 시즌을 마치면서 LG와의 계약이 남아있어 행사를 안 했을 뿐 FA 자격이 생겼다. FA 재자격 요건 4시즌 중 3시즌을 소화한 김현수는 국가대표 포상 포인트 제도에 의거, 한 시즌 요건이 충족돼 4시즌을 채운 것이다.
김현수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WBSC 프리미어12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 단골로 참가하면서 포상 포인트가 한 시즌 요건인 145일을 넘어섰다.
지난 16일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최종 엔트리 24명의 명단을 직접 발표했다. 취재기자들 뿐 아니라 팬들 대부분 이 명단을 보면서 오지환 박해민 강백호 이의리 등에 시선을 뒀다. 또한 올해 맹활약을 펼치며 대표팀 발탁의 꿈을 키운 KT 위즈 심우준 배정대, 한화 이글스 정은원 강재민, 새롭게 KBO리그에 입성한 SSG 랜더스 추신수처럼 아쉬운 탈락자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그러나 필자는 이들 못지않게 김현수에도 눈길이 갔다. 왜냐하면 김경문 감독과의 인연 때문이다. 김현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 뽑히며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한 그는 2007년 주전 좌익수로 발돋움했고, 이듬해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92경기에서 타율 3할4푼4리, 5홈런, 58타점, 58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대표팀에 승선했다.
당시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 감독은 김현수를 주전으로 키우고 있던 상황에서 국제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 김현수의 유연성과 성실함, 천부적인 타격 소질을 알아본 김 감독은 대표팀에서도 중심타자로 중용하며 신뢰를 이어갔다.
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김현수는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3년 WBC,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그리고 2019년 프리미어12까지 굵직한 국제대회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다음달 23일 개막하는 올림픽은 김현수와 김 감독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국제무대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김현수를 파격 발탁한 김 감독은 2019년 프리미어12 사령탑이 됐을 때는 그를 주장으로 뽑았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김현수가 주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김 감독의 김현수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다.
팀워크 기여도 및 성적이 뒷받침한다. 김현수는 국제대회 통산 52경기에 출전했다. 이는 프로가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최다 기록이다. 그는 52경기에서 타율3할5푼8리, 1홈런, 39타점, 34득점을 기록했다. 2013년 WBC와 2018년 아시안게임을 제외하고는 매번 3할대 이상의 타율을 올렸고, 2015년 프리미어12에서는 타율 3할4푼4리, 13타점을 때리며 우승에 일조, 대회 MVP에 선정됐다.
13년 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멤버 중 이번 도쿄올림픽에도 참가하는 선수는 김현수와 포수 강민호 둘이다. 김 감독은 특정 선수에 관한 이야기를 별로 하진 않는데, 김현수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늘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실력을 의심한 적이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김현수를 좌익수 및 중심타자로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