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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안쓰니까 다치잖아!" 에이스의 적반하장 분노, 웨인라이트 이어 2번째 인정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6-16 08:04

수정 2021-06-16 15:51

"이물질 안쓰니까 다치잖아!" 에이스의 적반하장 분노, 웨인라이트 이어 …
탬파베이 글래스노. 사진=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탬파베이 레이스의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28)가 부상 원인으로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의 이물질 단속을 지목했다. 가뜩이나 미끄러운 공을 이물질 없이 강하게 쥐려면 부상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16일(한국시각) 폭스스포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글래스노의 부상은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 부분 파열 및 굴곡근 염좌다.

글래스노는 전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4회 이후 오른팔에 불편함을 호소한 뒤 교체된 바 있다.

글래스노는 조만간 2차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당초 진단대로 UCL 파열이라면 장기간의 재활을 거친 올해말 복귀, 혹은 토미존 수술이다. 토미존 수술시 최소 1년간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때문에 글래스노는 수술보다는 재활을 우선 고려중이다.

어느 쪽이든 올시즌 14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6 삼진 123개를 따내며 생애 최고의 해를 예감했던 글래스노에겐 크나큰 좌절.

글래스노는 화상 인터뷰에서 자신이 그간 송진과 자외선 차단제를 섞은 이물질을 사용해왔음을 고백했다. 이어 당초 이물질 단속을 하지 않던 MLB 사무국이 시즌 도중 갑작스럽게 발표한 것에 대해 강도높은 불만을 터뜨렸다.

"공이 너무 미끄럽다. (안하던 단속을 하기로)입장을 바꾸려면 비시즌에 그렇게 발표했어야한다. 투수들이 적응할 시간을 줬어야한다, 난 이미 80이닝을 넘게 던졌는데 시즌 도중 갑자기 '아무것도 쓸 수 없다'는 발표가 나왔다. 한시즌 내내 내가 해왔던 모든 것을 바꿔야했고, 팔에 무리가 갔다. 내가 부상을 당한 이유는 100% 그것 때문이다(I truly believe 100% that's why I got hurt)."

글래스노의 말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말과도 상통한다. 다르빗슈는 "일본에선 이물질을 사용하지 않던 투수도 미국에선 쓴다. 공이 너무 미끄러워 부상 위험이 높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글래스노는 "진심이다. 난 사무국이 이해를 못한다는 게 좌절스럽다. 투수에겐 제구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공인구를 쓰면서)우리에게 아무것도 사용하지 말라는 건 미친 소리"라며 분노를 터뜨렸다.

"다른 선수들에겐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 꿈은 사이영상을 타고, 올스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젠 끝났다. 열심히 재활해도 포스트시즌에나 나올 수 있을지 모른다."

글래스노가 이물질 사용을 중단한 건 6월 2경기다. 뉴욕 양키스전 7이닝 3실점, 워싱턴 내셔널스전 7이닝 1실점이라는 결과도 좋았고, 구속이나 회전수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팔에 무리가 갔고, 매 등판마다 팔에 뻐근함이 더해진 끝에 결국 부상을 당했다는 주장이다.

글래스노는 2018년 탬파베이로 이적한 이후 4시즌 동안 48경기 17승 9패, 평균자책점 3.10의 호성적을 거뒀다.

MLB 사무국은 오는 22일부터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 단속을 강화한다. 로진백(송진 가루)을 제외한 이물질을 사용한 투수는 즉각 해당 경기에서 퇴장당하며, 이후 10경기 출전금지된다. 재범시 가중 처벌된다.

선발투수는 경기당 1회 이상, 구원투수는 교체나 경기 종료 시점에 점검을 받게 된다. 심판들은 이닝 사이마다 투수의 모자, 장갑, 손가락 끝 등을 철저하게 점검할 예정. 경기 도중에도 볼이 평소보다 끈적거린다는 느낌이 들 경우 투수의 글러브와 모자, 벨트, 유니폼, 신체 곳곳의 이물질을 체크해 퇴장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비디오판독을 요청할수도 없다.

투수 뿐 아니라 포수를 비롯한 야수들이 공에 이물질을 묻혀 투수에게 건네주는 것도 금지된다. 퇴장 및 출전정지 징계는 야수에게도 내려질 전망. 물론 점검에 협조하지 않아도 같은 징계를 받게 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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