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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HBP' 2003 리오스 넘을까? '사구 1위' 외인, 어떻게 봐야하나[SC초점]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6-15 14:30

수정 2021-06-1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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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HBP' 2003 리오스 넘을까? '사구 1위' 외인, 어떻…
롯데 프랑코가 두 타자 연속 사구를 범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6.02/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벌써 14개째. 프랑코(롯데 자이언츠)가 KBO리그 역대 사구(死球) 1위를 향해 달리고 있다.



프랑코의 최대 강점은 155㎞를 넘나드는 빠른 직구와 그 못지않은 구속의 슬라이더, 체인지업이다.

반면 약점은 제구다. 볼넷은 28개로 전체 11위에 불과하지만, 총 4사구(42개) 개수로 따지면 데스파이네(KT 위즈·38볼넷 3사구) 카펜터(한화 이글스·34볼넷 6사구)를 능가하는 전체 1위다. 6월 2일 키움 히어로즈 전에서는 1경기에 4개의 사구를 기록하기도 했다. 13일 KIA 타이거즈 전에서 프레스턴 터커를 상대로 내준 사구는 올시즌 14개?였다.

프랑코는 올시즌 12경기에 선발등판했다. 경기당 평균 1개 이상의 사구를 기록하는 셈. 시즌 전체로 보면 무려 36개 페이스다. 이는 KBO리그 역대 단일시즌 사구 1위 2003 리오스(KIA 타이거즈·30경기 28개), 공동 2위 2004 리오스(KIA·32경기) 2015 해커(NC 다이노스·31경기) 2017 박종훈(SK 와이번스·27경기, 이상 25개)를 압도하는 수치다.

그렇다고 프랑코가 과거 KBO무대에서 뛰었던 몇몇 라틴계 투수처럼 노골적인 빈볼(Bean ball, 머리나 등을 노린 위협성 투구)을 던지거나, 타자들의 심리 위축 또는 수싸움을 위해 몸에 맞는 볼을 악용하는 투수는 아니다.

사구의 개수를 감안하면, 만약 고의성이 느껴졌을 경우 상대팀 사령탑들의 불같은 항의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14개의 사구 중 11개가 우타자라는 일관성이 있고, 구종 역시 포심보다는 투심과 슬라이더의 비중이 높다. 상대팀 사령탑들조차 "기분이 좋진 않지만, 프랑코에게 고의성은 없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평소 성격도 다혈질보다는 혼자 휴식을 취하는 것을 선호하는 조용한 선수다.

그렇다고는 하나 프랑코는 체인지업조차 140㎞를 넘나드는 강속구 투수다. 공에 맞은 타자들이 아프지 않을리 없다. 공이 손가락이나 손목처럼 살이 얇은 부위에 맞으면 자칫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임지열(키움)의 경우 4월 11일 프랑코의 공에 손가락을 맞은 부상으로 한달 넘게 이탈했고, 박동원(키움)과 장승현(두산) 등은 프랑코의 공에 맞은 다음날 결장하기도 했다. 상대팀 선수에 의해 우리 팀 전력이 들쭉날쭉해지는 셈.

앞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일부러는 아닌 거 같다. 하지만 우리 선수가 같은 투수에게 계속 맞아 부상을 당하는게 기분이 좋을리가 없지 않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사구가 나오면, 타자는 당연히 위축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박병호의 부진도 과거 사구 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도 "프랑코는 투심 계열이 사구가 많이 나오고, 우타자들이 자주 맞더라. 내 입장에서 뭐라고 하긴 어렵다. 고의도 아닌 거 같고"라면서도 "타자들이 전혀 아무렇지 않을리는 없다. 난 우리 타자들이 잘 치길 바랄 뿐"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프랑코의 사구에 대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서튼 감독은 다른팀 선수와 감독들에게 미안함을 표하는 한편, 프랑코를 변호했다.

"절대 의도적인 건 아니다. 상대팀 타자를 맞추려고 하는 선수가 아니다. 다만 투심을 주무기로 만들고, 더 좋은 제구를 갖추기 위해 노력중이다."

최근 프랑코는 부진 탈출을 위해 구질, 구종, 승부타이밍 등 다양한 분야에 변화를 주고 있다. 팔높이와 그립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던지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 같은 실험의 과정에서 사구가 나온다는 것.

서튼 감독은 프랑코의 사구가 올시즌 몇개인지 확인한 뒤(당시 13개) "감독으로선 올해 프랑코의 사구가 15개 이하이길 바란다. 이건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다"며 "프랑코가 스트라이크존을 좀더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투수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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