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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다르다. 쉽게 지지 않는다" 캡틴의 말은 사실이었다[SC줌인]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6-14 09:09

수정 2021-06-1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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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다르다. 쉽게 지지 않는다" 캡틴의 말은 사실이었다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NC와 삼성 경기. 8회말 1사 만루 김헌곤이 1타점 희생플라이를 쳤다. 선두타자 2루타를 친 박해민이 역전 적시타를 친 강민호와 김헌곤을 환영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6.13/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캡틴 박해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파이팅이 있는 삼성의 팀 컬러의 부활"을 바랐다. 왕조 시대의 끈끈함을 되찾고 싶은 간절함.



그 바람이 호세 피렐라의 솔선수범 속에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

12일 대구 NC전에서 시즌 첫 4안타 경기로 승리를 견인한 박해민은 다음날 인터뷰에서 '피렐라 효과'를 극찬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작년에 분위기 좋지 않을 때는 지고 있으면 역전승의 계기가 없이 '어' 하다 그냥 넘어갔어요. 올해 피렐라가 오면서 많이 바뀌었죠. 베이스러닝 열심히 하고 몸을 날리고 하다 보면 순식간에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것 같아요. 야구는 분위기 싸움인데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는 선수죠. 그러다 보니 그냥 쉽게 지는 게임이 없어진 것 같아요."

실제 삼성 야구는 많이 달라졌다.

예전 처럼 쉽게 경기를 내주지 않는다. 13일 경기가 대표적이었다.

삼성은 초반부터 NC 선발 파슨스의 엄청난 구위에 꽁꽁 눌렸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 153㎞, 슬라이더는 142㎞였다. 떨어지는 낙폭도 컸다. 속수무책 9개의 탈삼진을 헌납했다.

하지만 4회 딱 한번의 찬스를 살렸다.

피렐라 구자욱이 1,2루 찬스를 만들자 오재일이 펜스 직격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원석의 땅볼 때 구자욱이 몸을 날려 홈을 쓸었다.

선발 백정현은 숱한 위기 속에서도 집중력 있게 무실점으로 2-0 리드를 불펜에 넘겼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5연속 4사구란 불펜 제구 난조 속에 2-3 역전을 허용했다. 연속 밀어내기로 허용한 허무한 동점과 역전 적시타. 최악의 분위기였지만 삼성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8회초 수비 때 선두 강진성의 펜스직격 타구를 김헌곤이 혼신의 송구로 2루에서 잡아냈다. 1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한 신인이나 다름 없는 경험 없는 좌완 이재익이 혼신의 역투로 실점을 막았다.

위기 뒤 찬스는 괜한 말이 아니었다. '약속의 8회' 삼성 타자들이 불끈 힘을 냈다.

돌파구는 캡틴 박해민이 열었다. 좌중간 커트된 타구였지만 전력질주로 2루에 안착했다. 구자욱 사구→폭투로 1사 2,3루. 강민호가 큰 스윙 대신 컨택트 히팅으로 배트를 산산조각 내면서도 역전 2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마지막 찬스만큼은 힘을 빼고 배트 중심에 맞춘다는 생각으로 스윙한 것이 운 좋게 안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한 천금 같은 한방이었다. 김헌곤의 쐐기 희생플라이가 이어졌다. '끝판왕' 오승환은 위기 속에서도 끝내 2점 차 승리를 지켰다. 삼성은 기어이 5대3 승리로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이 "끝까지 집중력 보이며 역전을 만들어낸 야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던 경기.

시즌 초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삼성은 분명 달라졌다. '약속의 8회'란 말도 벌써 수차례 나왔다. 뒷심은 강팀은 특징이다. 포기하지 않는 집단 마인드가 있어야 가능한 기적. 삼성에서 벌어지고 있다. "더 이상 쉽게 지지 않는다"는 캡틴의 증언은 사실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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