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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부진 탈출→끝내기' 손아섭 "내가 해결한다! 볼넷 출루 생각 안했다"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6-11 18:32

수정 2021-06-1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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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탈출→끝내기' 손아섭 "내가 해결한다! 볼넷 출루 생각 안했다"
2021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9말 2사 3루 롯데 손아섭이 끝내기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6.10/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 손에서 해결한다는 심정이었다. 볼넷 얻을 생각은 안했다."



손아섭(33)이 짜릿했던 끝내기 안타의 순간을 돌아봤다.

11일 만난 손아섭의 표정은 밝았다. 입가에 맴도는 미소와 유쾌한 말투는 여전했다. 하지만 곳곳에 지난 두달여의 마음고생이 맺혀있었다.

전날 롯데 자이언츠는 9회말 터진 손아섭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 베어스에 5대4 승리를 거뒀다. 롯데로선 올시즌 첫 끝내기 승리. 4-1에서 4-4로 따라잡힌 경기였던 만큼 더욱 뜨거웠다. 손아섭이 올시즌 커리어 로우의 부진을 마침내 극복하고 살아나는 과정에서 나온 끝내기 안타였기에 더욱 강렬했다.

손아섭은 "(홍건희는)공이 좋고 제구도 좋은 투수다. 삼진을 먹더라도 시원하게 세게 돌리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다"면서 "볼넷 얻을 생각은 없었다. 아웃이든 안타든 내 손에서 해결본다는 생각이었는데, 결과가 잘 나와서 좋다"며 웃었다.

마지막 타석에 앞서 이상하게 운도 따르지 않았다. 2~3번째 타석에서 매서운 타구를 날렸지만, 중견수와 유격수 직선타로 잡혔다. 손아섭은 "예전보다는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됐다"면서도 "물론 하늘을 원망하긴 했다. 나한테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었다. 그래도 원하는 타구의 질이 나왔기 때문에 점점 기대감이 생겼고, 마지막을 해피엔딩으로 끝내 다행"이라는 심경을 전했다.

올시즌 아직 홈런이 없다. 59개의 안타 중 장타는 2루타 6개 뿐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어제 올시즌 거의 최고 타구속도를 찍었다. 발사각이 낮아서 아웃되긴 했지만, 이제 공이 조금 뜨면 장타는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장타는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손아섭은 "난 야구에 대한 집착, 과도한 열정과 노력이 날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해줬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슬럼프 탈출에 방해가 되는게 아닌가, 야구에 좀더 쿨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복잡했던 속내도 드러냈다. 결국 6월 들어 마음을 비우고 밝게 행동한 게 부진을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는 것.

손아섭은 특별한 감사도 표했다. 그는 "두달간 실내야구장을 나 혼자 빌렸다고 봐도 된다. 나 때문에 퇴근도 못하고 남아서 배팅볼을 던져준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훈련을 보조하는 후배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울컥한 속내도 전했다.

이어 "지금은 투수로 전향한 나균안에게도 고맙다. 전에 나와 룸메이트를 오래 한 사이다. 내가 예전에 잘할 때 영상을 균안이가 찾아보고 보내주기도 했다. 너무 많은 분들이 날 걱정해줬다. 앞으로 성적으로 그 분들의 마음에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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