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부산히어로]'만루홈런+4안타 5타점' 4번타자 정훈 "난 이대호 아냐, 홈런 욕심 없다"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6-08 23:24

수정 2021-06-08 23:31

more
'만루홈런+4안타 5타점' 4번타자 정훈 "난 이대호 아냐, 홈런 욕심 …
롯데 정훈.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6.08/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우리에겐 이대호라는 4번타자가 있지 않나. 처음엔 욕심도 좀 부렸었는데…지금은 어떻게든 출루하자는 생각 뿐이다. 내 역할을 하는게 매일의 목표다."



프로 통산 16년 커리어에 첫 만루홈런. 단일 경기 개인 최다 타이 5타점.

롯데는 8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장단 19안타를 폭발시키며 18대9 대승을 거뒀다.

빛나는 활약에도 정훈은 쉽게 웃지 않았다. 그는 "요즘 타격감이 괜찮아서 적극적으로 치려고 마음먹은 게 잘됐다"며 소박하게 답했다.

이날 만루홈런 포함 5타수 4안타(홈런 1) 5타점 4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고비 때마다 알토란 같은 안타를 쏟아냈다. 수비에서도 1루를 맡아 시종일관 안정감 있는 수비를 펼쳤다.

올해 나이 35세.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정훈은 이대호가 빠진 4번타자-1루수 자리를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특히 이날 경기는 롯데의 홈 6연패 사슬을 끊어낸 경기이기도 했다. 그는 "이기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우리가 워낙 성적이 안 좋으니까"라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날 정훈은 1~2번째 타석에서 방망이를 던져 안타를 만들어내는 '신기술'을 선보였다. 본인의 감상은 "의식하는 건 아닌데, 올해 유독 좀 나오더라. 공을 정말 맞추고 싶었구나 생각해달라. 따로 연습한 건 아니다"며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초반 기세를 결정짓는 중요한 안타였다. 정훈은 "방망이를 그렇게 던지려면 결국 손이 뒤에 남아있어야한다. 미리 자세가 열리면 그렇게 못한다"면서 "확실히 컨디션이 좋으니까 나오는 안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훈은 이대호가 부상으로 빠진 이후 4번타자 1루수로 출전중이다. 이에 대한 감상은 "처음엔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난 이대호 형이 아니고, 전준우 형도 아니다. 1번으로 나올 때처럼 똑같은 자세로 뛰고 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아 이렇게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난 찬스를 즐기지 않는다. 그건 이대호 이정후 강백호 이런 선수들 얘기고, 매순간 절실하고 간절하게 뛴다. 만루홈런도 외야 플라이를 치자, 공을 띄우자 하고 쳤더니 홈런이 된 거다."

올시즌 롯데는 10개 구단 중 꼴찌다. NC 다이노스 전에서 9대0으로 앞서던 경기를 10대10 무승부로 끝낸 적도 있다. 베테랑의 입장에서 압박이 없을리 없다. 정훈은 "지고 싶어 하는 선수는 없다. 지는 걸 당연시하면 안된다. 의식 안한다면 거짓말"이라며 "계속 이기는게 최선이다. 이기다보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조금 더 뭉치다 하다보니 어린 친구들이 잘하고, 우리(베테랑)가 뒷받침해주는 경기가 나오더라. 더 이겨보자고 으?X으?X했다. 안 다치고 풀시즌 뛰는 게 목표다. 3할도 치고 싶고, 홈런도 15개 20개 쳐보고 싶다. 올시즌 끝까지, 목표를 놓치지 않고 달리겠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