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수비를 마친 두산 로켓이 덕아웃으로 향고 있다.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6.05/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검증되지 않은 부분만큼이나 우려와 걱정도 많았지만, 막상 성적을 보니 기대 이상이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농사는 올해도 성공을 향해 달리고 있다.
워커 로켓은 현재(7일 기준)까지 리그 평균자책점 최저 1위를 기록 중이다. 11경기에서 6승3패 평균자책점 1.87을 기록 중인 로켓은 쟁쟁한 경쟁자인 LG 트윈스 앤드류 수아레즈(1.99)를 간 발의 차로 제치고 1위에 올라있다. 다승 경쟁에서는 공동 1위인 수아레즈, 삼성 원태인(이상 7승)보다 1승 부족하지만, 대신 최다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3자책 이하)에서 8차례로 공동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로켓은 올 시즌 등판한 11경기 중에서 딱 한 차례만 빼고 10번 모두 1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5월 5일 LG와의 어린이날 맞대결에서 6이닝 5실점을 기록한 것이 가장 부진했던 성적이다. 일단 등판하면 6이닝 그리고 1실점 미만으로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해내고 있다는 게 로켓이 보여주는 장점이다.
로켓과 '원투펀치'를 꾸리는 아리엘 미란다는 극과 극을 오가는 피칭 중이다. 11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 중인 미란다는 현재까지 단순히 수치로 비교했을때 로켓보다 기복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 3번의 등판에서는 모두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3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58⅓이닝 동안 79개의 삼진을 잡아낸 미란다는 리그 최다 탈삼진 1위에 올라있고, 반대로 32볼넷으로 최다 볼넷에서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대적인 안정감은 다소 떨어질지 모르나 승운도 있고, 최근 등판 경기에서의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시즌 초반보다는 컨디션이 좋은 상태다.
지난해 라울 알칸타라-크리스 플렉센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라갔던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불가피하게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임무가 막중한 투수들이지만, 무조건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또 개막 후 로켓과 미란다의 투구를 지켜보며 작년 외인 투수들에 비해 위압감이 떨어진다는 평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몇몇 구단들이 벌써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거나, 추진하는 상황에서 두산은 이들을 앞세워 밀어부칠 힘이 있다.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해주면서, 동시에 구장과 팀 효과도 누리고 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상대적으로 탄탄한 야수들의 수비 등 그동안 두산을 거쳐간 외국인 투수들의 성공 열쇠가 로켓과 미란다에게도 작용하는 셈이다.
국내 선발 투수들이 불안정한 만큼 앞으로도 이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둘 다 KBO리그에서의 첫 시즌을 보내는만큼 현재까지는 충분한 적응 기간을 거쳤다.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되는 지금부터 로켓과 미란다가 위력을 발휘해줘야 할 시점이 찾아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