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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과연 105만달러 몸값하고 있나? KIA 터커 '시즌 첫 교체'→'타순 조정' 신호탄?

김진회 기자

입력 2021-06-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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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105만달러 몸값하고 있나? KIA 터커 '시즌 첫 교체'→'타순 …
KIA 프레스턴 터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31)는 KBO리그 세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몸값은 해마다 수직상승했다. 2019시즌 5월 중순 제레미 해즐베이커의 대체 외인타자로 KBO리그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몸값 총액 27만달러(계약금 9만달러, 연봉 18만달러)에 불과했다. 당시 좋은 선구안과 장타 생산력을 인정받았다. 95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2루타 부문 6위(33개)에 이름을 올렸다. '거포'가 아닌 '중장거리형' 외인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총액 85만달러(계약금 30만달러, 연봉 55만달러)에 계약했다. 터커는 몸값 이상을 했다. 142경기에 출전, 타율 3할6리 166안타 32홈런 113타점 100득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의 타이거즈 외인타자에 등극했다. 30홈런 이상-100타점 이상-100득점 이상을 달성한 외인타자는 없었다. 2017년 통합우승을 이끈 로저 버나디나도 당시 27홈런-111타점-118득점으로 홈런 3개가 모자라 '최고 외인타자'의 수식어를 터커에게 내줘야 했다.

KIA는 수준급 타격을 보인 터커와 재계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총액 105만달러(계약금 35만달러, 연봉 70만달러)를 안겼다. 성적도 성적이었지만, 더 강한 선발 라인업을 짜기 위해 터커에게 수비 포지션 변경을 요청한 점도 100만달러 이상 연봉 산정에 일정부분 포함됐다.

하지만 터커는 제대로 몸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도 "지난 시즌보다 더 잘하고 싶다"고 밝힌 만큼 호성적의 기준점이 된 지난해와 비교하면 수치가 현격하게 떨어져 있다. 4월보다는 5월이 좋아지고, 5월보다는 6월 타격감이 나쁘지 않지만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 득점권 타율이 2할8푼6리로 애매한 수준이다. 정작 필요할 때 적시타와 장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수비 포지션 변경과 지나친 벌크업 부작용이 타격 부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터커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타격 그래프는 상승 곡선으로 바뀔 것이라 예상했다. 4월 28일 광주 한화전에서 시즌 첫 결승타를 때려낸 뒤에도 "수비 포지션이 바뀌었기 때문에 조정기간은 필요하다. 타격감은 올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타격 사이클은 바뀌었지만, 영양가는 뚝 떨어져 있는 상태다.

헌데 터커는 올 시즌 줄곧 3번 타순에서 방망이를 돌렸다. 타격 슬럼프를 겪을 때도 맷 윌리엄스 감독은 터커의 타순 변경을 시도하지 않았다. 타석수를 많이 부여하면 자연스럽게 2020년의 타격감이 살아날 것이라 굳게 믿었다. 하지만 터커에 대한 윌리엄스 감독의 인내심도 서서히 바닥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지난 6일 광주 LG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교체를 시켰다. 4회에 9실점하면서 0-9로 점수차가 벌어져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안배와 백업 선수의 타석수 부여 차원에서 교체를 진행한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터커를 5회까지 타석에 세운 뒤 이우성으로 교체했다. 이날 터커는 앞선 세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 삼진,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클린업 트리오의 선봉에 선 터커부터 막히니 부담은 4번 타자와 5번 타자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래도 아직 만회할 시간은 많이 남았다. 144경기 중 35%밖에 지나지 않았다. 윌리엄스 감독이 터커 말고 3번에 둘 카드가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터커에게 타순 조정도 어느 정도는 필요해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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