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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히어로]미운오리→백조 탄생! 21세 조한민, 트라우마 극복한 '난세영웅' 탄생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6-0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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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백조 탄생! 21세 조한민, 트라우마 극복한 '난세영웅' 탄생
한화 조한민.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전년도 챔피언'을 상대로 8점차를 뒤집은 대역전극. 현실에 나타난 열혈 야구만화의 한 장면이었다. 그것도 상대의 심장부에서 이뤄낸 승리다.



한화 이글스는 6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13대10 승리를 거뒀다. 6회 한때 1-9로 밀리던 경기의 승패가 뒤바뀐 역대급 뒤집기쇼였다.

분명 누구 하나의 원맨쇼는 아니었다. 똘똘 뭉친 '젊은 독수리'의 뒷심이 만든 기적이었다.

하지만 그 물꼬를 튼 주역, 아군을 짓누르는 강적의 존재감을 이겨낸 '수퍼히어로'는 분명 있었다. 3년차 내야수 조한민이다.

조한민 하면 아픈 기억부터 떠올리는 한화 팬들이 있을 수 있다. 한화가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타이(18연패)를 기록하는 등 하염없이 추락하던 지난해 6월, 난데없이 등장해 매서운 타격과 더불어 역대급 실책 퍼레이드로 팬들의 복장을 터뜨렸던 장본인이다.

14경기(선발 9) 동안 무려 5개의 실책을 기록했고, 기본적인 땅볼 처리의 약점은 물론 중계 플레이 도중 수차례 볼을 흘리는 등 잔실수도 말도 못했다. 암담했던 당시 한화 타선에서도 남다른 손목힘을 활용해 3할1푼3리(32타수10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771의 쓸만한 방망이를 보여줬지만, 한달만에 가차없이 2군행. 이후 약 4개월에 걸쳐 수비 기본기를 다잡은 뒤에야 다시 콜업됐을 정도다.

올해도 1군 출전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임종찬이 말소되던 5월 25일에야 비로소 배턴 터치격으로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다.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2푼7리(55타수10안타) 2홈런 13타점 OPS 0.958의 맹타를 휘두르며 방망이 하나만큼은 '진짜'임을 증명한 덕분이다.

올시즌 조한민은 분명히 달라졌다. 콜업 이후 8경기(선발 7)에 출전하는 동안 실책이 단 1개도 없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 등 자신의 좋은 툴을 활용해 내야 전 포지션과 양쪽 코너 외야수까지 두루 커버하는 '수퍼 유틸리티'로 거듭났다. 6월 4일에는 NC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를 상대로 시즌 1호 홈런도 기록했다.

하지만 역시 마음의 고향은 유격수였을까. 올해 처음 유격수로 나선 6일, 조한민은 한화가 만든 기적의 방아쇠를 당긴 '난세영웅'이었다.

첫 타석에서는 3루 땅볼로 아웃됐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NC의 떠오르는 영건 신민혁을 상대로 시즌 2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한화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어 7회에는 장대한 추격전을 이끄는 볼넷으로 출루해 정은원의 3타점 싹쓸이 3루타 때 홈을 밟았고, '1이닝 8득점' 빅이닝의 맺음을 짓는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10-9로 앞선 9회 무사 1루에는 시원한 2루타로 추가점을 만드는 기회를 이어갔다.

문경찬, 홍성민, 원종현 등 누구 하나 쉽지 않은 NC의 핵심 불펜들을 상대로 만들어낸 성과다. NC가 9회말 박석민의 솔로포로 NC가 1점을 따라붙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귀중한 활약이었다.

콜업 이후 타격 성적은 타율 3할3푼3리(24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 OPS 1.220의 맹타. 신출내기였던 지난해와는 다르다. 조한민이 지난해의 트라우마를 딛고 한화 타선을 이끌 '난세영웅'이 되어 돌아왔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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