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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히어로]파이어볼러→기교파 '스타일 변신' 무죄, '차우찬'은 '차우찬'이었다

김진회 기자

입력 2021-06-0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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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볼러→기교파 '스타일 변신' 무죄, '차우찬'은 '차우찬'이었다
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 차우찬이 1회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6.06/

[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이젠 150km의 빠른 공을 기대할 수 없다. 구속보다 구위로 승리를 챙긴 지 오래됐다. 기교파로서의 변신은 무죄다. 317일 만의 선발승을 따낸 LG 트윈스의 좌완투수 차우찬(34) 얘기다.



차우찬은 지난해 7월 24일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어깨 통증으로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마운드를 떠났다. 기나긴 재활이 시작됐다. 프로 생활 15년 만에 장기 재활은 처음이었지만, 이겨내고 317일 만의 마운드에 섰다.

6일 광주 KIA전. 류지현 LG 감독은 "차우찬은 2군에서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다. 바라보는 시각은 일반적인 선발투수다. 볼 개수보다는 2군에서 준비를 하고 올라왔기 때문에 이날 경기만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만 해주면 최고 아니겠는가.(웃음) 그만한 퀄리티를 가진 선수이고 믿음이 있다. 중요한 건 던지고 난 후 몸 상태를 잘 체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우찬은 류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이날 5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21타자를 상대해 73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 142km를 찍었다.

경기가 끝난 뒤 차우찬은 "1년 정도 재활한 기간 아내가 많이 고생했다. 첫 경기부터 팀에 도움되고 승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운드에 올라갈 때부터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인대로만 던졌다. 과거에 신경쓰지 않고 타자에게만 신경쓰자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재활을 길게 해본 것이 처음이었다. 공을 던질 수 없어서 힘들었다. 시간이 길어서 지쳐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군에서 라이브 피칭 이후 세 경기 뛴 것이 도움이 됐다. 경기감각을 찾을 수 있었다. 한 경기 정도 했으면 힘들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차우찬이 느끼는 구위는 지금이 최상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다치기 전보다 몸 상태와 팔 상태가 지금이 더 좋다"며 "스피드에 대한 아쉬움은 떨친 지 오래다. 제구와 경기운영 쪽에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날 KIA전 정도 수준이 구위와 스피드 면에서 최대치이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파이어볼러에서 기교파 투수로 스타일이 바뀐 것에 대해선 "예전에는 직구를 힘으로 던졌다면 지금은 코스를 보면서 던진다. 스타일 변화는 과정인 것 같다. 지난해 다치고 확실히 마음을 먹었다. 올해부터 바뀌는 과정이다. 잘 될지 안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아프지 않고 1군 마운드에 오래 남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차우찬은 현역 투수 중 장원준(두산 베어스·129승)에 이어 다승 2위(111승)에 올라있다. 이에 대해 "나가서 열심히 던지면 끝날 때 많이 쌓여있지 않을까"라며 다시 한 번 환한 웃음을 보였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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