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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인]'선발이라더니…' 한화 윤대경, 불펜 등판 왜? 수베로는 계획이 있었다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6-05 19:58

수정 2021-06-06 06:30

'선발이라더니…' 한화 윤대경, 불펜 등판 왜? 수베로는 계획이 있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투수 윤대경(27)을 왜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활용했을까.



5일 창원 NC전에서 한화 벤치의 투수 운영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수베로 감독은 이날 선발 김기중(19)이 4이닝 동안 총 69개의 공을 던진 뒤, 윤대경을 마운드에 올렸다. 윤대경은 나성범에 투런포를 허용하며 1이닝 2실점한 뒤, 배동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수베로 감독은 윤대경을 6일 NC전에 선발 활용하려 계획했었다. 윤대경은 지난 1일 대전 KIA전을 마친 뒤 "감독님이 일요일(6일) 65개 안팎의 투구수로 선발 등판을 준비하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윤대경의 갑작스런 불펜 등판은 팬들 사이에서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한화 관계자는 "윤대경은 김기중에 이어 등판이 예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3일 대전 KIA전이 우천 순연되면서 선발 로테이션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수베로 감독은 당일 선발 예고했던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를 4일 창원 NC전에 그대로 등판시키는 쪽을 택했다. 예정됐던 선발 로테이션이 한 칸씩 밀리게 됐다. 나머지 선발 자원인 배동현 장시환 윤대경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문제였다.

수베로 감독은 복잡한 셈법을 했다. 퓨처스(2군)에서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아온 신인 김기중(19)을 5일 NC전에 콜업해 선발 등판시키고, 윤대경-배동현의 선발 등판일을 조정하기로 했다. 아직은 완벽한 선발 자원이라고 보기 어려운 윤대경-배동현에게 좀 더 여유를 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30일 두산과의 퓨처스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쾌투했던 김기중에 대한 긍정적 보고가 올라온 것도 주효했다. 장시환을 그대로 활용하고, 5일 NC전에서 김기중-윤대경-배동현으로 이어지는 마운드 운영을 계획했다.

김기중이 퓨처스에서 선발 수업을 받아왔다. 그러나 부담감이 큰 1군 첫 등판에서 풀타임 선발 투수와 같은 공 개수를 기대하긴 어려웠고, 자칫 무리가 될 수도 있었다. 김기중은 70구 안팎, 등판일이 조정된 윤대경 배동현은 구위 점검 차원에서 30구 안팎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수베로 감독은 김기중이 4이닝까지 총 69개의 공을 던지자, 계획대로 윤대경과 배동현을 차례로 등판시켰다. 윤대경과 배동현은 각각 31개의 공을 던진 뒤 마운드를 넘겼다.

올 시즌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가 풀어야 할 숙제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장타력이 실종된 타선, 안정적으로 이닝-로테이션을 소화할 선발 투수 확보는 한화의 리빌딩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당장의 결과와 상관 없이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켜 장차 1군에서 활용 가능한 선수로 만드는 작업엔 상당한 인내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량, 경험이 떨어지는 선수를 활용하며 쌓이는 부진과 패배라는 비싼 수업료는 감내해야 할 부분이었다.

시즌 초반까지 활기가 넘쳤던 수베로 감독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운 지 오래. 리빌딩 사명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거듭되는 부진과 패배에 현장 총사령관의 부담과 스트레스, 실망감도 적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은 흔들림 없이 젊은 재능을 탐색하고 기회를 부여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소 혼란스러워 보일 수도 있었던 5일의 마운드 운영도 결국 수베로 감독과 한화 벤치의 계획 안에서 이뤄진 것들이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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