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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브리핑]'몸에맞는볼 1위+하루 4번' 프랑코의 반복된 악연, 두 사령탑의 다른 속내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6-04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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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맞는볼 1위+하루 4번' 프랑코의 반복된 악연, 두 사령탑의 다른 …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2회말 롯데 프랑코가 두 타자 연속 사구를 범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6.02/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기분 좋을리야 없죠. 고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계속 피해를 입고 있으니까."



반복된 악연, 거듭된 부상. 올시즌 하루 최다 사구(4개)까지. 지켜보는 감독의 속내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키움 히어로즈는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맞붙는다. 이날 전국에 내린 비로 인해 유일하게 열리는 야구 경기다.

하지만 키움은 '풀 전력'을 가동할 수 없다. 지난 5월 한달간 타율 3할9푼2리(51타수 20안타) 9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449를 기록했던 '주포' 박동원이 출전할 수 없다

박동원은 전날 1회초 롯데 선발 앤더슨 프랑코의 149㎞ 강속구에 오른쪽 팔꿈치를 맞고 곧바로 교체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여전히 통증이 남아있다. 팔이 앞으로 나오며 스윙이 이뤄지는 순간에 공에 맞은데다, 하필 보호대가 없는 오른팔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오늘 출전은 어렵다"고 답했다.

이날 프랑코의 제구는 전반적으로 흔들렸다. 박동원 외에 전병우(2번)와 박준태도 사구를 맞았다.

프랑코는 원래 제구가 좋지 않은 투수다. 올시즌 사구가 무려 11개. KT 위즈 고영표(8개)를 제치고 이 부문 전체 1위다. 한경기 사구 4개도 KBO리그 역사상 공동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역사상 '1경기 최다 사구'는 1999년 5월 15일 김경진(6개, 쌍방울 레이더스)이다. 5개를 기록한 선수가 3명 있고, 그 다음이 프랑코를 비롯한 4개 라인이다.

그런데 프랑코는 올시즌 초에도 키움과 악연이 있었다. 4월 11일 맞대결에서 임지열이 프랑코의 공에 맞아 팔이 골절됐던 것. 당초 전치 12주 진단이 나왔지만, 다행히 회복이 빨랐다. 공교롭게도 롯데 전인 이날 1군에 등록됐다.

홍 감독은 "상대 투수가 일부러 맞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변화구가 손에서 빠진 것도 있었다"면서도 "같은 투수에게 자꾸 맞으니까 기분이 좋진 않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제구가 안된 몸쪽 패스트볼로 인해 결국 피해를 입는 건 우리 선수들이다. 타자들도 당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박병호의 부진도 과거 사구 여파가 있다고 본다."

그는 전날 경기 도중 프랑코의 루틴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프랑코가 공을 쥔채 유니폼 상의의 배 부분을 쓰다듬는 동작이 있었기 때문. 프랑코는 '투구하다보면 유니폼이 삐져나와 이를 정리하는 것'이라고 해명하는 한편, 심판의 지적 직후부터 동작을 교정했다.

홍 감독은 "투수들마다 일관된 동작(루틴)이 있다. 계속 반복되는 동작이 있어 심판에게 얘기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에게도 프랑코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서튼 감독은 "제구나 커맨드의 감각 면에서 고전한게 사실이다. 그래도 첫 3이닝 동안 필요한 순간에는 원하는 공을 잘 던졌다. 5~6회에는 공격적이면서도 효율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QS)를 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사구가 많긴 하지만 위축되지 않는다. 또 사구 4개 중 2개는 변화구였다. 감각의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 프랑코의 제구가 나아질 여지는 있을까. 서튼 감독은 "텐션과 에너지가 높은 타입이다. 자기만의 페이스로 경기를 이끄는 방법을 익혀야한다"고 덧붙였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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