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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리포트]'선발 ERA 1.69' 돌고돌아 5년, 연꽃처럼 피어난 나균안의 미소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6-02 08:24

수정 2021-06-0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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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ERA 1.69' 돌고돌아 5년, 연꽃처럼 피어난 나균안의 미소
첫승 기념구를 들고 환하게 미소짓는 나균안. 김영록 기자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지금 심정이요? 정말 행복합니다."



프로 입단 5년, 투수 전향 2년, 결혼 1년차 나균안이 최고의 순간을 맛봤다.

나균안은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전에서 6⅔이닝 무실점의 인생투를 펼치며 데뷔 첫승을 올렸다.

2군 경기에서도 해보지 못했던 7회 등판, 올시즌 롯데 투수로선 처음이다. 댄 스트레일리과 박세웅도 올시즌 아직 한번도 하지 못한 기록이다. 투구수 95개도 생애 최다였다.

팀의 6연패를 끊은 구원자, "이제 롯데 1선발하라"는 축하, '나덕스(나균안+매덕스)'라는 찬사가 괜한게 아니다. 교체될 땐 팬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나균안은 "소름이 돋았다"고 표현했다.

연꽃처럼 눈부시게 피어나기까지, 오랜 고난을 겪었다. 포수 시절 나균안의 1군 통산 OPS(출루율+장타율)는 0.376에 불과하다. 어깨는 강했지만, 수비도 썩 좋지 못했다. 강민호를 떠나보낸 팀을 향한 원망을 한몸에 받던 선수였다.

나균안은 "포수 시절의 경험을 살려 볼카운트 싸움을 잘한다"고 스스로의 강점을 소개했다. 이어 "그때 강화된 멘털 덕을 크게 보고 있다"며 웃었다.

알고보니 선발 최적화 투수였다. 올시즌 3차례 선발 등판 경기만 따지면 평균자책점이 무려 1.69다. 140㎞대 중반의 직구와 투심에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변화구까지 갖췄다.

포지션 전향과 함께 이름도 바꾸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태어났다. 다만 나균안은 '개명 효과'는 인정하지 않았다. "남들보다 뒤처지기 때문에, 더 많이 던지고 연습했다. 코치님들께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내가 많은 힘이 됐다. 힘들고 방황할 때 위로도 많이 해줬다"며 '결혼 효과'를 홍보했다.

이제 야구인생의 2막이 열렸다. 이날 해설을 맡은 이순철 해설위원은 나균안의 안정감에 "볼을 던져도 존에서 벗어나는 공이 거의 없다"며 감탄을 거듭했다. 이어 "투수 나균안은 오늘부터 시작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관리 잘 받길 바란다"며 거듭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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