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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지침 완화에도 미지근한 반응…음식물 취식+관중 입장 증가는 언제쯤?

나유리 기자

입력 2021-06-01 09:24

지침 완화에도 미지근한 반응…음식물 취식+관중 입장 증가는 언제쯤?
2021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의 개막전 경기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전체 규모의 10%의 관중입장이 허용된 가둔데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4.04/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야구장에서 가족과 지인들이 최대 4명까지 나란히 앉을 수 있도록 하는 방역 지침 완화 조치가 시행됐다. 하지만 몇몇 구단과 관람객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정작 중요한 입장 관중수 확대와 음식물 취식이 가능한 시기가 언제냐가 관건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5월 31일 문화체육관광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논의를 통해 동행인간 좌석 연석 운영을 확정, 발표했다. 실내 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한, 야외 전 구장에서 최대 4명까지 '나란히' 앉을 수 있다. 그동안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동행인도 최소 한 칸 이상 사이에 좌석을 띄우고 야구를 관람해야 했다. 혹시 모를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서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족끼리, 특히 보호자가 필요한 관람객이 나란히 앉아 야구를 볼 수 있게 됐다.

정작 반응은 미지근하다. 구단들도 연석 운영을 자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예매 좌석 배치가 달라져야하기 때문이다. 몇몇 구단은 '당분간 시행하지 않겠다'는 보류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떨어져 앉는 것은 상관 없으니 입장 허용 비율을 늘려달라', '관중석에서 음식물 취식이 가능한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좌석간 거리두기보다 야구장 내 방역 지침 자체를 수정하는 시기가 오기를 고대하는 분위기다.

현재 서울 잠실구장, 고척스카이돔을 비롯한 수도권 구장들은 전체 수용 가능한 입장객의 10% 미만의 관중만 받고 있다. 지방 구단들은 30% 이내로 입장이 가능하다. 부산의 경우 지역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라 30% 미만에서 10% 미만으로 축소했다가 5월 28일부터 다시 30% 미만의 관중이 입장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진 경기가 드물다는 사실이다.

가장 최근 일요일 경기였던 5월 30일 관중 입장 현황을 살펴보면, 잠실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5개 구장에서 KBO리그가 열렸지만 잠실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LG 트윈스전 한 경기만 매진을 기록했다. 이날 잠실구장에 입장한 관중은 2472명이었다. 하루 전인 5월 29일에는 대전 SSG 랜더스-한화 이글스(3900명)전, 대구 두산 베어스-삼성 라이온즈(7033명)전 2경기가 매진을 달성했다.

물론 지금은 구장별로 입장 허용 인원 차이가 워낙 큰데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 겹쳐있기 때문에 단순히 '매진', '비매진'으로 흥행을 판가름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수도권 구장들은 10% 입장에도 불구하고 야구 흥행 열기가 예전같지 않다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지방 구단들 역시 마찬가지다. 인기 구단으로 꼽히는 롯데와 KIA 타이거즈도 부진한 팀 성적과 더불어 각종 제약 사항들이 '직관' 관중수를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마스크 필수 착용, 좌석간 거리 두기 등 여러 불편 사항이 많지만, 팬들이 야구장을 찾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좌석에서의 음식물 취식 금지와 전체적인 분위기 저하 때문이다. '라이트' 팬층의 경우, 그동안 야구장을 찾은 가장 큰 매력 포인트가 사라졌다. 특정 선수나 팀을 응원하는 것보다 분위기를 즐기면서 먹고, 마시는 것이 큰 비율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물과 비알코올 음료만 취식이 허용된다. 예전보다 '목청껏 응원하는 재미'도 감소한 상황에서 제약 사항이 많다보니 굳이 야구장을 찾을 이유가 없다는 팬들도 많다. 당연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지침을 엄격히 따라야 하는 게 맞지만, 대형 쇼핑몰이나 실내 복합 시설, 음식점 등의 지침에 비교해 프로스포츠에 상대적으로 더 까다로운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도 일부 팬들의 불만 사항이다.

KBO와 10개 구단도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독단적인 결정은 불가능하고, 결국 문체부, 방역 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7월부터는 백신 접종자에 한해 야외 '노 마스크'도 허용된다는 지침이 발표되면서 야구계도 기대를 하고 있다. 야구장 관람객들에게도 지금보다 완화된 규정이 적용되지 않겠냐는 바람이 크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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