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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삼진-볼넷에 우는 한화, 수베로 감독이 제시한 해법은?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6-01 08:30

삼진-볼넷에 우는 한화, 수베로 감독이 제시한 해법은?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야구는 멘탈 게임으로 불린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제 기량을 발휘하느냐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스트라이크존이라는 가상의 영역을 공략해 결과를 만드는 투수와 타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뛰어난 구속, 공을 때려내는 파워는 훈련으로 만들어지지만, 그 공이 스트라이크존으로 향할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정확히 스폿에 맞출 수 있는지는 심리적인 부분도 크게 작용한다.

정규시즌 두 달째에 접어든 한화 이글스.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타선에선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마운드에선 볼넷에 한숨을 짓기 일쑤다. 한화 야수진은 삼진(409개), 투수진은 볼넷(250개)에서 리그 전체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두 달 동안 팀을 이끈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심리적 문제가 결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투수는 상대 타자가 너무 뛰어나다고 생각하며 주눅들고, 타자는 상대 투수가 버겁다는 생각을 갖는 것 같다"며 "상대도 나와 똑같은 선수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경기하는 게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수베로 감독은 임종찬(20)을 예로 들었다. 임종찬은 개막엔트리에 합류했으나 31경기 타율 1할5푼5리(103타수 16안타)에 그치며 지난달 25일 1군 말소됐다. 하지만 퓨처스(2군)팀에 합류한 뒤엔 연습경기,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에 대해 수베로 감독은 "이런 점을 보면 결국 우리 선수들이 상대 선수에 너무 많은 공을 돌리는 것 아닌가 싶다"고 표현했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한화 선수단은 수베로 감독이 강조한 '멘탈 게임'을 잘 수행했다. 지난해 꼴찌 멍에를 안고도 끊임없는 소통 속에 떠들썩한 분위기를 만들며 시범경기 1위라는 성과도 만들었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 후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하면서 더그아웃의 활기는 어느덧 작아졌고, 선수들의 목소리도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하위권으로 떨어진 팀 성적과 연패는 지난해 꼴찌 악몽을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은 때론 작은 것에 사로 잡힐 수도 있다. 코치진과 승패를 받아들이는 게 다를 수 있다"며 "나는 큰 그림을 보고 있다. 지는 경기에서도 우리 선수들의 장점을 10개 이상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런 좋은 모습을 토대로 넓게 보면 큰 그림이 완성되는 것"이라며 "과정을 따라가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결과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디테일한 부분을 찾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지금 먹구름을 보고 있다면, 나는 그 구름 뒤의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루 아침에 리빌딩이 이뤄질 수 없다. '만년 하위권' 신세로 전락한 지 오래인 한화의 변하는 그만큼 긴 고통과 인내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 흔들리는 멘탈을 다잡기 위해선 목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필요하다. 한화가 멘탈 게임을 펼칠 수 있을 때 비로소 리빌딩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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