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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리포트] 후배의 명품 다이빙캐치…안도한 내야 사령관의 요청 "휴식이 필요합니다"

이종서 기자

입력 2021-05-31 05:00

 후배의 명품 다이빙캐치…안도한 내야 사령관의 요청 "휴식이 필요합니다"
30일 서울 잠실구장, 키움과 LG 경기. LG가 8대2로 승리했다. 복귀전을 승리한 오지환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5.30/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후배가 보인 명품 수비 한 장면. 극심한 부담감으로 몸에 이상이 생긴 선배는 그제서야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



오지환(LG)는 30일 잠실 키움전에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2009년 LG에 입단해 2012년부터 꾸준하게 100경기 이상 출장하며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던 오지환은 최근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서 시야가 흔들렸다.

지난 20일 1군에서 제외된 오지환은 열흘 휴식을 취했다. 다시 1군에 돌아온 그는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강렬한 복귀 신고를 했다.

돌아온 오지환의 첫 마디는 '미안하다'였다. 그는 "형들과 후배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 미안했다. 나 역시 좋은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미안했다"고 이야기했다.

오지환에게 닥친 안구건조증은 극심한 부담감이 만든 이상 증세였다. 그는 "원래 안구건조증이 조금 있었다. 그런데 결과가 안 나오다보니 투수를 유심히 봤고, 그러다보니 흔들렸다"라며 "사실 수비보다는 타격에서 증상이 심했다. 핑계로 들릴 수 있지만 당사자로서는 힘들었다"고 답답했던 속마음을 털어놨다.

내야진의 사령관으로서 팀 내 역할이 큰 만큼, 오지환도 섣부르게 휴식을 요청하지 못했다. 참고 경기에 나섰지만, 오히려 수비와 공격 모두 흔들리는 등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러던 중 오지환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짐을 덜어준 한 장면이 있었다.

지난 19일 잠실 LG전에서 오지환은 5회초 수비 때 손호영과 교체됐다. 안구건조증이 심해져서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려웠다는 판단이었다. 오지환 대신 나간 손호영은 9회초 애런 알테어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 아웃카운트로 연결했다. 오지환도 그제서야 팀 걱정을 조금 내려놨다. 오지환은 "(손)호영이 타이밍 캐치를 하면서 더 편하게 (휴식을) 말씀드릴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비록 함께 1군에서 뛰지는 못했지만,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후배들에게 '너희가 나가면 주전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 역시 어릴 때 선배들이 이런 이야기를 해주면 힘이 됐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더 이야기 해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지환은 "후배들이 욕심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다. 나 역시 후배들이 올라오면 위기감을 느끼고 100%를 보여주자고 생각한다"라며 "프로인 만큼 결과로 보여야 한다. 가령 수비를 잘한다고 수비에 머무는 것이 아닌 공격도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는 100%의 상태로 돌아왔다"고 자신한 오지환은 LG의 대반격을 예고?다. LG는 5월까지 선두 SSG 랜더스 2경기 뒤진 3위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잇는 가운데, 오지환은 "단순히 이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선수층이 좋다고 본다. 이상영, 이민호 등 선발 로테이션도 좋고, 야수층도 두텁다. 그게 나중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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