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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포커스]'홈런 공동킹' 피렐라 vs 알테어, 뜻밖의 주루 맞대결 승자는?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5-28 00:59

수정 2021-05-2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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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공동킹' 피렐라 vs 알테어, 뜻밖의 주루 맞대결 승자는?
2021 KBO리그 NC다이노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피렐라가 4회초 무사 1루에서 구자욱 중전안타때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창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5.27/

[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타 팀이 모두 부러워 하는 효자 외인 타자 듀오.



NC 알테어와 삼성 피렐라다. 힘도 있고, 스피드도 있는 전천후 선수들.

홈런 13개로 나란히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두 거포 외인. 뜻밖의 주루 맞대결이 27일 창원NC파크에서 펼쳐졌다.

5번 중견수로 출전한 알테어는 이날 4타수2안타로 팀의 4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주루 플레이 만은 아쉬웠다.

1회말 삼성 선발 원태인이 무사 만루에서 양의지에게 그랜드슬램을 허용했다.

원태인이 충격을 받은 틈을 타 알테어는 초구 슬라이더를 강타해 왼쪽 담장을 직격했다. 조금만 높았다면 연속 타자 홈런이 될 뻔 했던 타구. 긴 다리를 이용해 2루에 전력질주 했지만 좌익수 김헌곤의 기 막힌 펜스플레이에 이은 빨랫줄 송구에 2루에서 '넉넉하게' 태그 아웃됐다. 몸을 틀어 피해봤지만 이미 야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알테어의 주루 악몽은 끝이 아니었다.

5-2로 앞선 5회 무사 1루에서 알테어는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1사 1,2루. 노진혁의 적시타가 터졌다.

우익선상 쪽에서 팔을 뻗어 간신히 글러브에 공을 넣은 우익수 구자욱. 달려오던 탄력에 빙글 돌더니 홈이 아닌 3루로 냅다 공을 뿌렸다. 공은 노바운드로 3루수 글러브에 배달됐다. 역시 몸을 틀어봤지만 태그 아웃. 느린 2루주자 양의지 대신 빠른 1루주자 알테어가 비명횡사 하는 순간이었다. 구자욱의 판단과 송구가 완벽했다.

하필 김헌곤과 구자욱의 무결점 레이저 송구가 유독 알테어 저격에 집중됐던 날. 흙 묻은 유니폼으로 터덜터덜 덕아웃으로 돌아와야 했다.

반면, 이날 피렐라는 정반대였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에 운까지 따랐다.

구위가 좋은 NC 선발 파슨스에 3회까지 1안타 무득점으로 꽉 막혀 있던 4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피렐라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구자욱의 중전 안타가 이어졌다. 중견수 알테어의 강한 어깨를 감안하면 3루는 다소 위험해 보이던 상황. 하지만 피렐라는 애당초 멈출 생각이 없었다.

2루를 거쳐 망설임 없이 3루를 향해 흙먼지를 일으키며 폭풍 질주를 이어갔다. 알테어의 송구가 슬라이딩을 하는 피렐라의 헬멧 뒷쪽을 맞고 백스톱 쪽으로 튀었다. 백업한 투수와 포수가 공을 주우러 가는 사이 텅 빈 홈을 향해 피렐라는 다시 폭풍 질주를 이어갔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 피렐라의 열정이 만든 추격의 물꼬였다.

피렐라의 투혼에 후속 주자 구자욱의 집중력도 한껏 높아졌다. 이어진 2사 3루. 김헌곤 타석 때 포수 앞쪽으로 튀는 짧은 바운드 볼에 지체없이 시동을 걸어 역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을 터치했다.

피렐라와 구자욱의 투혼이 만들어낸 추격의 2득점. 비록 경기를 뒤집지 못해 패했지만 무기력 하게 물러서지 않는, 근성 넘치는 삼성 야구의 단면을 보여준 멋진 장면들이었다. 그 선봉에 피렐라의 열정 넘치는 폭풍 주루가 있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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