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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핫포커스]'4번째 역전패+승률 0.273' 감독 바뀐 롯데, 약한 뒷심은 '여전'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5-27 12:14

수정 2021-05-2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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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역전패+승률 0.273' 감독 바뀐 롯데, 약한 뒷심은 '여전'
1군에 합류한 롯데 민병헌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5.26/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개막 30경기 만에 사령탑이 바뀌었다. 하지만 여전히 승부처에 약하고, 뒷심이 부족하다.



롯데 자이언츠의 팀 분위기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 부임 이후 첫 3연패를 기록했다.

7강3약 구도가 드러난 올시즌 순위 싸움에서조차 최하위로 주저앉았다. 대대적인 리빌딩을 천명하며 8~9위를 오가는 한화 이글스와도 1경기반 차이로 벌어졌다.

시즌초 30경기에서 롯데는 12승18패를 기록했다. 18패 중 무려 7번이 역전패다.

하지만 최근 11경기 성적은 3승8패에 불과하다. 특히 접전만 되면 약해지는 모습은 그대로다.

26일 LG 트윈스 전은 '서튼호'의 4번째 역전패였다. 4경기 모두 초반에 3~4점을 뽑은 뒤 추가 득점에 거듭 실패하며 불안감을 키우고, 8~9회 기어코 불펜이 무너지면서 뒤집히는 동일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2점차 이하 접전에서의 승리는 단 2번 뿐이다.

타선을 이끌던 간판타자 이대호와 필승조 최준용의 이탈이란 악재가 치명적이었을까. 사령탑 교체 이전 30경기와 이후 11경기를 비교해보면, 팀 승률(0.400→0.273) 뿐 아니라 세부 기록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

팀 타율(0.278→254) 경기당 평균 안타(9.9→8.7) 볼넷(4.9→4.5) 득점(5.5→3.5) OPS(0.775→0.691) 평균자책점(5.45→5.71) 등 공수 전 부문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출루는 줄어들었는데, 잔루(8.7→9)는 오히려 늘었다. 접전과 후반 싸움에 약할 수밖에 없다.

물론 서튼 감독은 적극적인 1~2군 로테이션을 추진하며 유망주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사령탑 교체에 대한 구단의 공식 입장 역시 "방향성 차이"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대호의 FA 계약에는 '우승 옵션'을 삽입돼있다. 금액보다는 선수단에 동기 부여를 하는 차원이다. 팀의 주력인 정 훈, 전준우(이상 33) 손아섭(32)의 나이를 감안하면 마냥 성장만을 기다리기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승패보다 '도전할 용기', '포기하지 않는 경기'에 초점을 맞춘 수베로 감독의 한화와는 입장이 다르다.

롯데 구단 역시 "성적을 포기한 리빌딩은 없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다. 사령탑의 조기 교체도, 외부 영입이 아닌 자체 승격을 택한 것도 올시즌 가을야구를 향한 의지가 담겼다. 지금 시점에서 리빌딩 버튼을 누른다 한들 롯데가 원하는 2~3년내 우승 도전과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서튼 감독은 지난 2주를 돌아보며 "팀의 정체성이 성장했고, 각 파트별 기본기가 좋아졌다. 팀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박세웅이 6회까지 퍼펙트를 기록하는 등 댄 스트레일리 외에 박세웅과 앤더슨 프랑코도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적립한 점을 고무적으로 봤다.

"득점권에 나간 주자들을 불러들이는 것에 고민이 있다"는 아쉬움도 토로했다. 이어 "뿌리 위에 쌓아올리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며 의지를 다졌다.

무엇보다 가라앉은 타선의 흥을 끌어올리는게 급선무다. 전날 LG가 13안타 4볼넷을 기록한 반면 롯데는 5안타 2볼넷에 그쳤다. 특히 3회 정훈의 홈런 이후 7회 지시완의 안타가 나오기 전까지 무려 15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하며 역전 분위기를 자초했다.

돌아온 민병헌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서튼 감독은 "민병헌이 선수단에 좋은 에너지를 많이 가져왔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민병헌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활달한 성격의 민병헌은 외부 FA 선수임에도 작년 주장을 맡았을 만큼 선수단 케미의 중심축이다. 복귀전이었던 이날 첫 타석에서 시즌 첫 내야안타와 타점을 만들어낸 것도 그다운 전력 질주 덕분이었다.

민병헌은 "승패보다도 경기 내용이나 과정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공수교대부터 열심히 뛰어다니겠다. 내가 올라왔으니까 지금부터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민병헌의 말대로 달라진 롯데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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