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핫포커스]천금 기회→제구 흔들…양현종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입력 2021-05-26 14:47

수정 2021-05-26 18:10

천금 기회→제구 흔들…양현종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양현종.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장밋빛 전망이 펼쳐진 천금같은 기회.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흔들리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은 이번 시즌 개막을 마이너리그에서 맞이했다. 우여곡절 끝에 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지만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생존 경쟁을 펼쳤다. 개막 엔트리 진입에는 실패.

'택시 스쿼드'로 초반 대기하던 양현종은 어렵사리 빅리그에 올랐다. 지난 4월 27일(이하 한국시각) LA 에인절스전에서 롱릴리프로 4⅓이닝 2실점으로 강렬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유력한 대체 선발 후보로 떠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5월 6일 미네소타 트윈스전(3⅓이닝 1실점)에서 선발 데뷔전까지 마쳤다.

KBO리그에서는 경험과 관록이 풍부한 베테랑 투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양현종은 아직 보여줘야 할 것이 많은 신예다. 그래서 더욱 더 지금 기회가 중요하다.

텍사스는 야심차게 영입한 아리하라 고헤이가 부상과 부진 끝에 최근 어깨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최소 12주 이탈이 예상된다. 아리하라가 빠진 선발 자리를 양현종이 채워줘야 한다. 여기에 26일 카일 깁슨까지 오른쪽 사타구니 통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이 자리를 좌완 웨스 벤자민이 채울 예정이지만, 주요 선발 투수 2명이 빠져 양현종을 중심으로 한 대체 선발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중요한 찬스에서 양현종은 주춤하고 있다. 20일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5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던 양현종은 26일 LA 에인절스전에서 3⅓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사실 양키스전은 패전 투수가 되긴 했지만, 여러모로 운이 따르지 않는 경기였다.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했지만 6회에 급격한 제구 난조가 실점으로 이어졌고, 하필 상대 선발 투수인 코리 클루버가 생애 첫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면서 페이스가 어긋났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도 양현종의 양키스전 투구에 대해 "정말 잘 던졌다"면서 앞으로도 선발 기회를 줄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비록 승리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선발 투수로서의 양현종의 가치를 인정한 셈이다.

에인절스전은 또 달랐다. 초반부터 변화구가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에인절스 타자들의 먹잇감이 됐고, 홈런 2방을 포함해 7실점으로 처참히 무너졌다.

아리하라의 공백이 불가피하고, 확실한 대체자가 없기 때문에 향후 양현종이 기회를 더 받을 수 있지만 이제는 다음 등판에서 보다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아직 도전자 입장인만큼 양현종에게는 한 경기, 한 경기가 험난한 오디션의 연속이다.

제구, 파워 모든 면을 만족시켜야 빅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특히 실투를 놓치지 않는 메이저리거 타자들의 무서움을 이번 에인절스전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다. 에인절스는 양현종이 지금까지 유일하게 두 번 상대한 맞대결 팀이다. 첫 대결에서는 그들도 양현종을 낯설어 했지만, 두번째 경기 특히 선발 등판은 달랐다.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