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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신' 면한 23세 타격천재의 실수→행운 "팀 전체에 사과해!"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5-24 11:13

수정 2021-05-2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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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신' 면한 23세 타격천재의 실수→행운 "팀 전체에 사과해!"
워싱턴 후안 소토. 사진=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지난 시즌 타격왕에 빛나는 후안 소토(워싱턴 내셔널스)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했다. 다행히 팀의 승리로 망신은 면했다.



소토는 2020년 타율 3할5푼1리(154타수 54안타)로 내셔널리그(NL) 타격왕에 오른 워싱턴의 간판스타다. 올해 나이 23세. 워싱턴에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이상 22) 같은 선수다.

하지만 소토는 24일(한국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 전에서 하마터면 팀을 패배로 이끌 뻔한 큰 실수를 저질렀다.

이날 워싱턴은 선발 패트릭 코빈의 난조로 1회초 3점을 먼저 내줬지만, 1회말 맷 하비를 상대로 4점을 따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3회초 동점을 허용했다가 4회초 소토의 공격에 앞서 트레아 터너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5-4로 리드를 잡은 상황.

소토는 2사 3루에서 포수 머리 위로 높게 떠오르는 파울 플라이성 타구를 쳤다. 볼티모어의 포수 페드로 세베리노는 즉각 마스크를 벗고 파울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소토는 찬스를 놓친 안타까움에 떠오른 공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런데 공이 급하게 감기면서 라인 안쪽으로 떨어졌다. 세베리노는 미처 공을 따라잡지 못하고 땅에 떨어뜨렸다. 소토도 페어가 되는 공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1루로 달렸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3루 주자 앤드류 스티븐슨은 홈을 밟았지만, 소토가 '포수 땅볼'로 1루에서 아웃됐다. 헬멧을 벗어 땅을 치며 속상해해도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세베리노는 자신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뜻밖의 행운에 빙긋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경기는 세베리노 뿐 아니라 소토에게도 행운이었다. 워싱턴이 6대5, 1점차로 승리하며 6연승을 달렸기 때문. 만약 워싱턴이 패배했다면,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연승을 끊는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꼴이 되어 두고두고 비판받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 해도 동점에서 1점 앞서간 상황에서 나온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였다. 쉽게 갈 수 있는 경기에서 접전을 치른 책임을 물을만하다.

경기 후 워싱턴의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은 소토의 이 플레이에 대해 "부끄럽고 당황스러운 행동"이라고 질책했다. 이어 "소토를 선수단 전체에게 사과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올시즌 소토는 코로나19에 확진되는가 하면, 부상으로 이탈했다가 복귀하는 등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올시즌 성적은 타율 2할8푼2리 OPS(출루율+장타율) 0.812로 부진하다. 이날의 작은 행운을 터닝 포인트로 삼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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