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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인]'특급 도약' 원태인을 둘러싼 말말말...츤데레 포수가 툭 던진 한마디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5-18 12:50

수정 2021-05-2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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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도약' 원태인을 둘러싼 말말말...츤데레 포수가 툭 던진 한마디
2021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경기 전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불펜투구를 마친 후 강민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5.13/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정상, 오르기보다 머물기가 더 어렵다.



바람이 분다. 내려와야 할 때가 오기 마련이다.

프로 3년차, 비약적 성장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1).

리그 최고 투수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시즌 초. 리그 최정상급 퍼포먼스다. 13일 KT전까지 파죽의 6연승 속에 다승(6승1패), 평균자책점(1.00) 단독 1위의 언터처블 페이스를 구가했다. 상복도 터졌다. 4월 MVP도 팀 공헌도를 측정하는 4월 '쉘힐릭스플레이어' 투수 부문 수상자도 원태인이었다.

절정의 기쁨도 잠시. 19일 키움전에 악몽이 찾아왔다.

박동원에게 시즌 첫 피홈런이자, 3연타석 홈런을 내주며 5⅔이닝 10안타 3볼넷 7실점 하고 말았다. 1.00이던 평균자책점이 2.13으로 껑충 올랐다.

사실 언젠가 위기가 찾아올 거라는 사실. 본인도 잘 알고 있긴 했다.

그래서 늘 생각하는 것이 바로 '초심'이다.

주변에서도 그 점을 늘 강조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포수 강민호는 츤데레 처럼 후배를 챙긴다. 결코 심각한 법이 없다. 자신의 얼굴이 굳어지면 15년 후배가 심각해질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사우나에서 (강)민호 형을 만나면 늘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맞을 때 됐다'고, '내려놓고 편하게 던지라'고요."

삼성 허삼영 감독도 이 점을 특히 강조했다.

허 감독은 "원태인을 볼 때마다 '초심 잃지 말고, 너무 앞서가지도 말고, 유지하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 해준다. '국대 1선발'이란 호칭이 들어가면 그 나이는 무조건 들뜨고 초심을 잃을 수 있다. 늘 냉정하고 침착하게 준비 잘하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가장 통제하기 힘든 건 몸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다.

더 잘 하려는 마음의 욕심이 몸의 잘못된 변화를 만든다.

리그 정상급 투수로서의 능력을 이미 입증한 원태인. 앞으로의 과제는 긴 호흡으로 평상심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시즌은 길다.

때론 컨디션이 최악일 때도 있고, 때론 운이 없는 경기도 있다. 상황이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대처 여부가 특급을 가늠하는 척도다. 어떻게 헤쳐나가며 제 몫을 다해주느냐에 진정한 에이스로의 길이 있다. 19일 한번의 덜컥거림이 몸에 좋은 쓴 약이 될 수 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모여 시즌 농사가 완성된다. 시크하게 농담처럼 던지는 18년 차 포수의 딱 한마디 조언은 바로 가장 중요한 그 지점을 관통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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