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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핫포커스]'좌타 킬러' 상대로 왼손 7명, 류지현 감독의 승부수 결과는?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5-19 16:36

수정 2021-05-2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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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타 킬러' 상대로 왼손 7명, 류지현 감독의 승부수 결과는?
홍창기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한 류지현 LG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5.19/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흔히 우투수에겐 좌타자, 좌투수에겐 우타자가 강점을 보인다. 공의 궤도를 더 오래, 자세히 볼 수 있기 때문. 선발투수의 손과 반대인 타자를 기용하는 '플래툰' 시스템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다양한 투구폼과 변화구의 발전은 이를 반대로 뒤집는 '역스플릿형' 투수들을 탄생시켰다. NC 다이노스 우완 신민혁이 대표적이다.

19일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신민혁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1할7푼(47타수 8안타)에 불과했다. 반면 우타자 상대로는 2할6푼2리(61타수 16안타).

신민혁은 평균 140㎞ 안팎, 최고 146㎞의 직구를 던진다. 구속이 아주 빠르진 않지만, 제구가 아주 좋다. 여기에 그를 '좌타 킬러'로 만든 명품 체인지업이 더해진다. 오른손 타자 상대로 주로 던지는 슬라이더에 비해 완성도와 예리함이 한차원 높다는 평가. 이날 해설을 맡은 장정석 해설위원은 "올시즌 신민혁의 체인지업은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과 더불어 리그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그런데 이날 LG 류지현 감독은 신민혁을 상대로 좌타자 7명(홍창기 오지환 김현수 이천웅 라모스 문보경 김재성)으로 구성된 라인업을 내세웠다. 오른손 타자는 채은성과 정주현 2명 뿐. LG가 좌타자 강세의 팀이긴 하나 김민성을 3루수, 유강남을 포수로 투입했다면 우타자 2명이 더 늘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류 감독은 좌우 스플릿보다는 선수들의 피로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주 7연전을 치르는데다, 석가탄신일 주중 낮경기로 열리는 만큼 주전 포수와 베테랑에게 각각 휴식을 주기로 결정한 것. 신예 선발 이상영이 유강남보다 김재성과 주로 호흡을 맞춰온 점도 고려했다.

과감한 승부수의 결과는 어땠을까. LG는 6회까지 신민혁에게 3안타 1볼넷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다. 그나마 2안타를 친 주인공은 우타자 정주현이었다. 1, 2, 4회는 삼자범퇴였고, 5회 문보경의 안타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타구였다. 6회 2사 1,2루에서 우중간 날카로운 타구를 날린 것도 우타자 채은성이었다.

7회에는 반전이 있었다. 신민혁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좌타자인 이천웅의 좌전안타, 라모스의 우익선상 2루타로 무사 2,3루를 허용한 뒤 임정호로 교체됐다. 이어 문보경의 희생플라이로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오로지 좌타자의 힘으로 1점을 만회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날 6회까지 LG 좌타자의 대 신민혁 타율은 6푼6리(15타수 1안타). 7회를 포함하면 1할7푼6리(17타수 3안타)였다.

LG의 좌완 선발 이상영은 신민혁과 달리 정상적인 '스플릿형' 투수다. NC는 정석대로 이명기 대신 우타자 권희동을 기용했고, 권희동은 3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이날 승리의 여신이 미소지은 쪽은 LG였다. LG는 0-5로 뒤지던 7회말을 시작으로 7~9회 5점을 만회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10회말 터진 홍창기의 끝내기 안타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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