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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줌인]오재일 대신 박동원? 3연타석 피홈런..원태인의 석탄일 108구 번뇌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5-2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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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 대신 박동원? 3연타석 피홈런..원태인의 석탄일 108구 번뇌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6회초 무사 1루, 키움 박동원이 좌월 2점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허용한 삼성 원태인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5.19/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키움 히어로즈는 원태인에게 양면성이 있는 팀.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교차한다.

좋은 기억. 키움은 원태인에게 데뷔 첫승을 안긴 팀이다. 프로 입단 첫해였던 2019년 5월4일 대구 키움전에서 7이닝 1실점 잊을 수 없는 데뷔 첫승을 기록했다.

나쁜 기억. 데뷔 첫승이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였다. 만 2년이 흐르도록 키움전 1패 뿐 승리가 없었다.

키움 주포들과 상대 전적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김혜성(4타수 3안타, 1볼넷) 이정후(10타수5안타 2볼넷), 박동원(5타수 2안타 2볼넷) 이지영(6타수2안타) 등이 원태인에게 강했다.

19일 대구 키움전.

원태인은 과거의 그 투수가 아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파죽의 6연승으로 다승(6승1패), 평균자책점 1위(1.00)으로 리그 최고 투수로 군림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초반부터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키움 라인업에 배치된 킬러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과는 악몽이었다.

원태인은 1회 이용규 김혜성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3루 위기에 몰렸다. 이정후에게 유격수 쪽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 했다. 1회에만 3연속 안타와 볼넷을 허용했지만 견제사를 잡아내는 등 그나마 실점을 최소화 했다.

2회에는 빠르게 투아웃을 잡으며 안정을 찾는 듯 했다. 하지만 화근은 또 한번 천적들이었다. 2사 후 박동원이 145㎞ 패스트볼을 퍼올려 왼쪽담장을 넘겼다. 시즌 8번째 등판 만에 내준 시즌 첫 피홈런.

흔들린 원태인은 이어진 2사 1,2루에서 이정후에게 싹쓸이 2루타를 허용하며 4점째를 내줬다. 이정후에게만 3타점째.

삼성은 3회 피렐라의 투런포로 2-4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원태인은 4회 1사 후 박동원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했다.

이전 타석 홈런을 친 천적을 의식해 볼 3개를 잇달아 던진 뒤 볼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간 4구째 142㎞ 높은 스트라이크를 작심한 듯 당겨 128m짜리 좌중월 대형 아치를 그렸다. 삼성의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한방.

그래도 원태인은 에이스로서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운이 없었다.

1사 후 김웅빈의 평범한 뜬공을 포수와 내야수들이 미루다 안타를 만들어줬다.

그 바람에 2사 1루에서 박동원을 또 만나야 했다. 이번에는 체인지업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실투가 됐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좌월 3연타석 홈런. 원태인이 마운드에 주저 앉아 모자를 벗었다. 부처님 오신 날, 번뇌 가득했던 108구 째. 한 식구가 된 오재일 대신 새로운 천적이 탄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원태인의 1.00의 평균자책점이 2.13으로 껑충 올라가는 순간. LG 수아레즈(1.68)에게 고히 지켜온 평균자책점 1위 자리도 내주고 말았다. 플라이를 잡았다면 6이닝 5실점으로 마칠 수 있었던 아쉬운 순간이었다.

5⅔이닝 10안타 3볼넷으로 7실점으로 시즌 2패째(6승). 최고 구속 148㎞. 108구 중 스트라이크는 69구였다. 탈삼진은 5개. 삼성이 패해 원태인은 4월13일 한화전 이후 숨가쁘게 달려온 6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나쁜 기억이 도드라졌던 올 시즌 최악의 하루. 그래도 온갖 악재 속에서도 어떻게든 6회까지 버티려고 애쓰며 분투한 모습은 뉴 에이스다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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