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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340일만에 다시 만난 배터리, 악몽 딛고 제련해낸 '6이닝 12K' 호투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5-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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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일만에 다시 만난 배터리, 악몽 딛고 제련해낸 '6이닝 12K' 호…
롯데 스트레일리.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댄 스트레일리와 지시완의 호흡에는 문제가 없다. 잘 소통하고 있고, 서로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비로 이틀이나 밀린 등판. 하지만 댄 스트레일리(롯데 자이언츠)는 연패에 빠진 팀을 위해 선발 등판을 자청했다. 그리고 그 파트너는 지시완이었다.

스트레일리와 지시완은 지난해 6월 12일 이후 340일만에 선발 배터리로 재회했다. 지시완이 지난해 1군에서 마스크를 쓴 3경기 중 1경기다.

두 사람에겐 악몽으로 남은 경기다. 당시 스트레일리는 7⅓이닝 2안타 2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삼진도 7개나 잡아냈다. 하지만 3회와 8회, 뜻하지 않은 폭투가 역전패와 직결됐다. 지시완의 블로킹 실수가 컸다. 연신 사과하는 지시완과 이를 포옹으로 받아주는 스트레일리의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시완은 다음날도 수비에서 연신 실수를 범했고, 결국 2군에 내려간 뒤 시즌 내내 1군에 돌아오지 못했다.

지시완은 올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4월 6일 NC 다이노스 전에서 결승타를 쳤지만 중용받지 못했다. 4월 15일 KIA 타이거즈 전에 첫 선발출전했지만,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교체됐다. 이후 다시 2군행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래리 서튼 신임 감독은 부임 다음날인 12일 지시완을 콜업했다. 이후 지시완은 총 3경기에 선발출전해 타격에서는 13타수 6안타(홈런 1), 수비에서는 도루저지율 50%(3/6)을 기록하며 활약하고 있다.

서튼 감독은 지시완을 향해 남다른 신뢰를 표했다. 그는 "지시완은 작년까지 골반의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좌우 움직임에 문제가 있고, 공을 잡고 송구하는(팝업) 동작에 제한이 있었다"면서 "그동안 유연성 운동을 통해 골반의 가동범위를 크게 늘렸다. 이제 블로킹이나 팝업 동작이 많이 개선됐다. 배터리의 소통도 매우 좋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스트레일리와의 궁합에 대해서도 "선발투수와 포수의 호흡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강조한 뒤 "서로의 장점을 잘 알고 소통하는 사이"라고 강조했다.

서튼 감독의 장담대로였다. 18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스트레일리는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6이닝 1안타 무실점. 삼진을 12개나 따냈다.

지시완에겐 롯데 이적 후 최고의 날이었다. 지시완은 3회 올시즌 첫 홈런을 쏘아올렸고, 스트레일리를 완벽하게 리드했다. 한화에게 1점차로 추격당한 9회말 수비에선 정은원의 도루를 저지하며 추격의 흐름을 끊었다. 심지어 김원중의 공은 원바운드볼이었지만, 지시완은 블로킹 대신 그대로 공을 캐치한 뒤 2루로 멋지게 송구해 주자를 잡아냈다. 이동현 해설위원은 "오늘 지시완에겐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 120%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는 찬사를 보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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