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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상대 타율 0.165-31.2이닝 연속 무득점' 한화 이러다 '외인 포비아' 생길라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5-19 07:00

'상대 타율 0.165-31.2이닝 연속 무득점' 한화 이러다 '외인 포…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외국인 투수만 만나면 타자들의 방망이가 얼어붙는다.



최근 한화 이글스의 모습이 그렇다. 상대 외인 선발 투수가 등판할 때마다 방망이가 허공을 가르기 일쑤다. 불펜 투수들이 등판하는 경기 중후반부에야 비로소 타선에 활기가 돌지만, 이미 선취점을 주고 불리한 상황에 놓이는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18일까지 37경기를 치른 한화는 이 중 12경기, 70⅔이닝 동안 외국인 선발 투수와 맞대결을 펼쳤다. 외국인 투수 상대 팀 타율은 1할6푼5리(242타수 40안타)에 불과하다. 5안타 이상을 기록한 경우는 단 세 번에 불과하고, 홈런은 단 한 개도 뽑아내지 못했다.

'눈 야구'도 실종됐다. 12차례 외인 투수와의 맞대결에서 볼넷은 30개를 골라내는데 그친 반면, 삼진은 총 85차례 당했다. 4월 15일 대구 삼성전(데이비드 뷰캐넌, 9이닝 2안타 1볼넷 11삼진 무득점)과 4월 23일 대전 LG전(앤드류 수아레스, 6이닝 1안타 3볼넷 10삼진 무득점), 18일 대전 롯데전(댄 스트레일리, 6이닝 1안타 3볼넷 12삼진 무득점)에선 두 자릿수 삼진을 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방망이가 얼어붙으니 득점이 나올 리 만무하다. 12명의 외국인 투수를 상대한 70⅔이닝 동안 한화 타자들이 뽑아낸 득점은 단 7점. 이 중 2득점 이상을 얻은 투수는 4월 7일 인천 SSG전에서 만난 윌머 폰트(2이닝 4안타 3볼넷 4삼진 4득점) 한 명뿐이다. 이달 들어 만난 5명의 외국인 투수에겐 31⅔이닝 연속 무득점의 굴욕을 당하고 있다.

한화의 외인 투수 상대 전적은 2승10패. 2승 중 1승은 폰트를 상대로 선취점을 얻어 17점까지 치고 갔던 승부다. 나머지 1승은 4월 21일 대전 키움전에서 에릭 요키시에 4이닝 6안타 3볼넷을 뽑아내고도 무득점에 그치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태훈을 두들겨 역전에 성공, 4대3으로 이겼던 경기다. 이 경기 이후 7번의 외국인 투수 상대에선 모두 패했다.

이런 극심한 부진의 원인은 여러 갈래로 분석된다. 그중 젊은 선수 위주로 꾸려진 한화 타선의 특성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대 경험이 많은 베테랑 타자에 비해 젊은 타자들은 국내 투수보다 빠른 구속과 큰 각도의 변화구를 갖춘 외국인 투수와 만날 때 더 위축되는 경향을 드러낸다. 이런 한화 타선의 특성을 알고 마운드에 서는 외국인 투수의 심리적 우위와 적극적인 공략법이 결국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모습이다.

지금의 한화 타선이 단기간에 외국인 투수 공략법을 찾고 결과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이런 부진과 자신감 하락은 결국 성장 과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해결책은 분명히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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