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시즌'을 선언한 한화는 베테랑들이 대거 빠져 나간 자리에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성장과 반등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시즌 초반 순항하던 독수리군단을 향한 경계가 강화되면서 대부분의 지표는 점점 아래로 향하고 있다. 타선에선 침묵이 길어지고, 마운드에선 쉽게 버텨내지 못하는 상황의 연속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그동안 성장 과정에 포커스를 맞췄다. 엔트리 운영이나 선발 출전 선수의 교체보다는 시즌 플랜에 맞춘 플래툰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승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는 고단함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의 승패보다는 인내가 강조될 수밖에 없는 리빌딩 시즌이지만, 성적도 포기할 수 없는 프로의 세계에서 우려의 시선은 더 커지고 있다.
물론 '성장'이라는 큰 틀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수베로 감독은 "크게 보면 이것도 성장의 과정"이라며 "아기가 처음 태어나면 누워 있지만, 성장을 거듭하면서 기어 다니다 스스로 걸음마를 뗀다. 지금 (젊은 선수들은) 기어가는 단계라면, 이제부턴 스스로 힘으로 성장해 걸을 수 있게 돕는 시기"라고 비유했다. 그는 "책임이라는 게 꼭 모든 결과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특정한 포인트에서 선수들이 그런 의식을 갖길 바란다"며 "우리 팀의 방향성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은) 선수들이 다음 레벨로 올라가기 위한 동기부여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