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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리포트] 나승엽-지시완 승리 합작…프로세스의 본격 가동, 진짜 시험대

이종서 기자

입력 2021-05-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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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승엽-지시완 승리 합작…프로세스의 본격 가동, 진짜 시험대
2021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무사 1루 롯데 지시완이 안타를 날린 뒤 숨을 고르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5.13/

[부산=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방향성'이 맞은 뒤 거둔 첫 승. 성민규 단장의 구상이 본격적으로 그라운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롯데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서 5대4로 승리했다. 래리 서튼 감독 체제로 시작한 뒤 3경기 만에 나온 첫 승이었다.

지난 11일 롯데는 허문회 감독을 경질한 뒤 퓨처스 감독이었던 서튼 감독을 1군 감독으로 선임했다.

허문회 감독의 경질 사유는 '구단과 감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 차이가 지속됐다'였다. 허문회 감독과 성민규 단장의 갈등이 심해졌고, 구단은 성민규 단장의 손을 들어줬다.

허문회 감독이 나간 뒤 성민규 단장이 생각했던 구상은 하나씩 시작됐다. 첫 경기를 치른 뒤 그동안 올라오지 않았던 포수 지시완과 신인 나승엽이 콜업됐다.

지시완은 성민규 단장이 취임 후 야심차게 준비했던 카드다. 당시 포수가 급했던 롯데는 2차 드래프트에서 나와있던 포수 영입을 포기했다. 1군 경험이 있던 포수가 있었지만, 성민규 단장은 포수 영입을 자신했고, 한화와의 트레이드로 선발 자원 장시환을 보내고 지시완을 영입했다.

야심차게 준비된 성민규 단장의 카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3경기 출장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콜업 전까지 5경기 출장이 전부였다. 허문회 감독은 "공격은 좋다. 그러나 수비가 안 된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지시완 기용을 둘러싼 갈등은 시작에 불과했다. 퓨처스 선수의 콜업 등 선수 기용 및 운영 등에서 크고 작은 오해와 갈등이 생겼고, 결국 감독과 단장의 사이는 완전히 틀어졌다.

내부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허문회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서 성민규 단장의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성민규 단장은 의미심장한 SNS 글 게시를 통해서 여론몰이를 하곤 했다.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 끈 고쳐맨 것임은 부정할 수 없었다.

올 시즌 나승엽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나승엽은 영입 당시 성민규 단장이 공을 들였던 선수다.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보였던 나승엽에게 성 단장은 고가의 운동화를 선물하는 등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코로나19 확산 상황까지 겹치면서 나승엽은 결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했고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많은 구단들이 신인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최대어로 꼽혔던 나승엽은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외야 수비 및 타격 재정비 등 퓨처스리그에서 시간을 가졌다.

서튼 감독 부임 이후 롯데는 본격 '허문회 색깔 지우기'에 돌입했다.

서튼 감독 2일 차 '단장의 선택'을 받은 선수가 나란히 1군에 올라왔다. 13일에는 승리의 주역이 됐다. 4-4로 맞선 8회말 선두타자 나승엽이 안타를 치고 나갔고, 지성준도 안타로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타자의 진루타로 앞서 나갔다. 롯데는 5대4 승리와 함께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유통 라이벌' SSG 랜더스에게 싹쓸이 패배 직전에서 간신히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경기를 마친 뒤 서튼 감독은 "방향성 잘 설정해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성민규 단장이 내세운 프로세스가 서튼 감독과 함께 전면으로 나서게 됐다. 이제 실패는 곧 책임으로 돌아간다. 진짜 '단장의 시간'이 시작됐다. 부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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