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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리포트]난세에 등장한 사이드암 킬러…두산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나유리 기자

입력 2021-05-12 21:10

난세에 등장한 사이드암 킬러…두산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2021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투수 한현희가 두산 타선을 상대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5.12/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난세에 영웅이 나타났다.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가 시즌 최고 호투로 팀의 연패를 끊어냈다.



키움 히어로즈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5차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키움은 연패에 빠져있었다. 5월 시작과 함께 상승세를 타는듯 싶었으나 9일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1,2차전 패배와 더불어 다시 기세가 꺾였다. 두산과의 주중 3연전 첫날인 11일에도 키움은 2대3으로 패배를 당하면서 3연패를 막지 못했다. 중상위권 팀들이 치고 올라가는데다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러있는 키움 입장에서는 갈 길이 멀고 바쁘다.

더군다나 연달아 1점 차 패배를 당하면서 타격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키움은 11일 결국 주장 겸 중심 타자 박병호를 1군으로 불러올리고 분위기 쇄신을 노렸으나 기대했던 효과는 얻지 못했다. 홍원기 감독은 "잔루가 계속 많다. 득점 상황에서 행운의 안타가 나오거나 연결이 돼야 하는데, 끊기다 보니 선수들이 조급해하는 것 같다. 코치들도 선수들에게 서두르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특별한 방책이 없는 이상, 연패를 최대한 방지하면서 침체된 분위기가 살아나기를 기대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와중에 선발 투수의 호투가 분위기를 180도 바꿨다. 12일 두산전 선발로 나선 한현희가 7이닝 4안타 6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7이닝 투구는 시즌 개막 이후 처음. 무실점 등판도 개막 이후 처음이었다.

2할8푼9리로 팀 타율 2위팀인 두산(11일 기준)은 구속과 제구 모두 컨디션이 좋았던 한현희를 7이닝 동안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특별한 찬스도 없었고, 주자가 출루한 이후에는 한현희가 2번의 병살타 유도에 성공하면서 흐름이 끊겼다.

한현희는 1회말 선두타자 안재석에게 안타를 허용한 이후 김인태를 외야 플라이,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병살타로 잡아냈다. 2회 2사 1,2루에서는 장승현을 투수 앞 땅볼로 직접 처리했다. 5회에도 1사 1루 상황에서 양석환을 상대로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해냈다. 특별한 위기 없이 투구수를 아껴가며 6이닝을 넘긴 한현희는 7회 1아웃에 양석환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첫 장타였다. 그러나 키움 벤치는 한현희를 밀어부쳤고, 기대에 응답했다. 오재원과 강승호를 범타 처리하면서 7이닝을 채웠다.

7회까지 투구수는 95개. 이날 한현희는 최고 149km에 이르는 직구와 효과적인 슬라이더로 두산 좌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스트라이크:볼 비율도 2:1에 가까웠다. 한현희의 호투를 앞세운 키움은 9회초 추가 득점까지 올리면서 완벽한 반전에 성공했다. 최근 4연승으로 기세가 좋았던 두산 타자들은 키움 마운드 높이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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