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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현장]쿠에바스의 '설상가상', 유독 몰리는 수비 실책에 눈물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5-12 05:30

쿠에바스의 '설상가상', 유독 몰리는 수비 실책에 눈물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수원=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운이 없다고 해야 할까.



수비 실책이 투수에게 치명적인 이유는 투구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점수를 주더라도 자책점이 안된다는 걸 위안으로 삼을 수는 없다. 아웃카운트 하나가 자책점 한 개 이상의 가치를 띠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올시즌 유독 동료 수비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쿠에바스는 11일 수원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했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이상하게 쿠에바스가 나가는 날 초반에 보이지 않는 에러를 포함해 실책이 많이 나온다"며 "본인이 완벽한 상태가 아닌데 더 힘들어진다"고 했다.

이날 삼성전도 마찬가지였다. KT는 1회말 문상철의 3점홈런 등으로 4점을 선취하며 기선을 잡았다. 1회초 무사 만루의 위기를 넘긴 쿠에바스는 2회를 7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로 막으며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3회초 1루수 강백호의 실책이 연달아 나오면서 쿠에바스는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선두 박해민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쿠에바스는 구자욱을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강백호가 포구에 실패하는 바람에 타자주자까지 살아 무사 1,2루가 됐다. 강백호는 자신의 오른손을 맞고 옆에 떨어진 공을 찾지 못했다. 이어 호세 피렐라의 우전안타로 무사 만루. 쿠에바스는 오재일을 이번에도 땅볼로 유도했다. 이번에는 강백호의 글러브를 맞고 파울지역으로 흘렀다. 3루주자 박해민이 홈을 밟았고,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이어 강한울과 이원석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4-4 동점이 됐다. 실책으로 출루한 구자욱과 오재일의 득점은 모두 비자책점. 강백호의 실책이 없었다면 쿠에바스는 무실점으로 넘길 수도 있었다. 쿠에바스는 3회에만 29개의 공을 던졌다.

KT의 수비 실책은 4회에도 나왔다. 1사후 박해민의 평범한 플라이를 좌익수 조일로 피렐라가 잡았다 놓쳤다. 당초 2루타로 인정한 기록원은 이닝 후 알몬테의 실책으로 수정했다. 구자욱을 뜬공 처리한 쿠에바스는 2사 3루서 피렐라에게 우월 투런홈런을 얻어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알몬테의 실책이 없었다면 4회 역시 무실점이 됐을 터.

쿠에바스는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막고 이날 임무를 마쳤다. 5이닝 동안 6안타 3볼넷을 내주고 6실점했다. 자책점은 2개. 투구수는 110개에 달했다. 시즌 첫 승을 또다시 미뤄야 했다.

앞선 4차례 선발등판서도 쿠에바스는 수비 실책을 감내해야 했다. 지난 4월 1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1회 2루수 박승욱의 실책이 빌미가 돼 3실점했고, 4월 2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도 1회 유격수 심우준의 실책이 나왔다. 지난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2회 심우준의 포구 실책으로 한꺼번에 6점을 주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까지 KT의 팀 실책은 29개. 이 가운데 6개, 즉 20.7%가 쿠에바스가 마운드에 있을 때 나왔다. 쿠에바스의 투구이닝은 KT 전체 투수들의 8.5% 밖에 안된다. 이날 KT는 9대6으로 역전승했다.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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