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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모자 눌러 써야겠어요" 햇빛에 고전한 4회, KK는 ML 적응 중

이종서 기자

입력 2021-05-06 10:57

수정 2021-05-06 17:00

"다음엔 모자 눌러 써야겠어요" 햇빛에 고전한 4회, KK는 ML 적응 …
김광현 화상 인터뷰 캡쳐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햇빛이 딱 오더라고요."



김광현은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29에서 3.06이 됐다.

전날 경기가 취소되면서 이날 경기는 더블헤더로 진행됐다. 김광현은 당초 계획보다 2시간 15분 정도 일찍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로 더블헤더는 7이닝 경기로 진행됐다.

1회 1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실점없이 넘긴 김광현은 2회와 3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4회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던 김광현은 1실점을 했지만, 탈삼진 두 개로 이닝을 마쳤다.

총 투구수가 66개에 불과했지만, 김광현은 4회말 공격 때 대타 교체되면서 시즌 두 번째 승리가 불발됐다.

김광현은 "(교체 이유는) 잘 모르겠다. 딱히 이야기를 들은 건 없었다. 4회말 1,3루가 됐을 때 앞 타자가 키즈너였는데, 바뀐다고 하더라"라며 "솔직히 당황도 했고, 조금 아쉽지만, 팀이 이겼으니 괜찮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김광현은 "4회 많이 던져서 바꾸지 않았나 싶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닝을 소화했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힘이 남아 있었는데, 7이닝 경기다보니 짧은 이닝을 던지더라도 첫 경기니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점수를 최소화하자고 생각했다. 위기 상황에서 점수를 적게 준 데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광현은 다소 혼란스런 4회를 보냈다. 4회초 볼넷과 안타, 그리고 다시 볼넷이 나와 만루가 됐다. 첫 볼넷 당시 통역이 마운드에 올라왔고, 두 번째 볼넷이 나오자 투수코치가 김광현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첫 통역 방문을 코칭 스태프 방문으로 판단하면서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두 차례 마운드 방문 때에는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

비디오판독까지 진행된 끝에 통역의 마운드 방문은 코칭 스태프 지시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고, 교체없이 경기가 재개 됐다. 그러나 경기는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포수 키즈너가 타구에 맞아서 잠시 쓰러졌고, 이후 내야 타구 때에도 비디오 판독이 한 차례 또 나왔다.

김광현은 "그런 상황에서 위기가 겹치고 볼넷도 주고 이닝이 길어졌다"라며 "이닝 길어지는 것은 사실 비가 와서 경기가 중단되거나 그런 적도 있어서 신경쓰지 않았다. 집중력이 조금 떨어져서 집중하자고 되뇌었다"고 설명했다.

4회 급격하게 흔들렸던 이유가 있었다. 김광현은 "4회가 오후 5시 정도였던 거 같다. 한국 야구장은 구장마다 해가 지는 위치와 시간을 아는데, 4회 던지려고 포수를 바라보는데 햇빛이 들어오더라. 반사가 심하게 일어나서 선두타자 볼넷을 주고 제구가 많이 흔들렸다"고 밝혔다.

4회 경기가 길어진 부분은 오히려 도움이 됐다. 김광현은 "우연치 않게 경기가 길어지면서 해가 졌다. 그 다음부터는 나아졌다"라며 "오후 5시에 경기를 할 일이 거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다음에는 해가 들 때에는 모자를 깊게 눌러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미소지었다.

조기 교체가 아쉬울 법도 했지만, 김광현은 "선수를 교체하는 건 감독의 권한이다. 팀을 위한다고 생각되면 수긍을 해야 한다"며 "7이닝 경기였다. 9이닝 경기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감독이 알맞은 선택을 했고 선수는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팀이 이겼다. 다음 경기에서는 적은 투구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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