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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세계 최고 무대 동시 출격…김광현-양현종, 88년생 국가대표 진검승부

나유리 기자

입력 2021-05-05 20:09

세계 최고 무대 동시 출격…김광현-양현종, 88년생 국가대표 진검승부
양현종-김광현.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세계 최고 무대에서 1988년생 동갑내기 국가대표 투수들이 만난다. 같은 마운드는 아니지만, 같은 날 선발 투수로 출격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과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이 6일(이하 한국시각) 선발 등판한다. 김광현은 오전 6시15분 홈 부시스타디움에서 뉴욕 메츠전에 나서고, 양현종은 오전 8시40분 원정 구장인 타깃필드에서 미네소타 트윈스를 상대한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같은날 선발 투수로 등판한 것은 2007년 4월 16일 김병현(콜로라도)과 서재응(탬파베이) 이후 지난해 류현진(토론토)과 김광현이 13년만이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지난해 9월 25일 경기에서 각각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했다. 같은날 한국인 선발 투수들이 나란히 선발승을 거둔 것은 지난해 류현진-김광현을 포함해 총 5번 있었다.

류현진과 김광현만큼이나 김광현과 양현종의 동시 등판도 의미가 크다. 88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다르면서도 같고, 같으면서도 다른 길을 걸어왔다. 2007년 김광현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1차지명으로 입단했고, 양현종은 KIA 타이거즈 2차 1번 신인으로 입단했다. 입단 당시부터 둘 다 팀의 기대를 듬뿍 안고 자란 대형 유망주였다.

프로 무대에서의 활약은 김광현이 한 발 빨랐다. 입단 2년차에 선발로 자리를 잡으며 16승4패 평균자책점 2.39의 성적을 기록해 SK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고, 부상 재활 기간을 제외하면 순탄하게 최고의 투수로 군림해왔다. SK는 김광현의 성장세를 등에 업고 'SK 왕조'를 구축했다. SK 야구를 상징하는 존재가 김광현이었다.

양현종은 2009년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해 잠시 주춤했다가 연차가 쌓일 수록 더 위압감이 커진 케이스다. 2017시즌에는 데뷔 첫 20승을 달성했고, 팀의 통합 우승도 이끌었다.

두사람 모두 몇년 전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으나 아쉽게 불발된 후 재수 끝에 도전에 성공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2013~2019시즌 6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던 김광현의 KBO리그 통산 성적은 298경기 136승77패 평균자책점 3.27. 2014~2020시즌 7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양현종의 통산 성적은 425경기 147승95패 평균자책점 3.83이다.

활약 시기는 조금 달라도, 두 사람은 국가대표 에이스로도 많은 기여를 해왔다. 김광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멤버 중 한명이었고, 양현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주역으로 활약했다.

모든 야구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두 사람이 선발 등판을 하게 됐다는 사실도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 김광현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에서 경쟁 끝에 선발 기회를 낚아챘고, 이제는 안정적인 2년차 시즌을 맞이했다. 캠프 막바지 부상으로 한 발 늦게 시즌을 시작한 김광현은 최근 등판한 2경기에서 각각 5⅔이닝 1실점,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양현종의 각오는 더 비장하다. 마이너리그에서 개막을 맞았으나 노력으로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빅리그 첫 콜업후 2번의 롱릴리프 등판에서 4이닝 이상을 던지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양현종은 이번 미네소타전이 빅리그 선발 데뷔전이다. 앞으로의 입지가 걸려있는 기회인만큼 한층 더 긴장감이 서려있다.

동갑내기 친구이자 선의의 라이벌로 경쟁을 펼쳐온 김광현과 양현종. 그들이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각자의 유니폼을 입고 최고의 타자들을 상대한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들의 경기에 많은 관심이 쏠려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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