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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기록보다 거대했던 존재감, NC창단 멤버 모창민. 건투를 기원하며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5-04 06:30

기록보다 거대했던 존재감, NC창단 멤버 모창민. 건투를 기원하며
NC 다이노스 모창민은 지난 달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지난 4월 26일 NC 다이노스는 내야수 모창민(36)의 은퇴를 발표했다. 14년 통산 104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2리, 773안타, 92홈런, 439타점을 기록한 모창민은 항상 기록 이상의 존재감과 기대감을 느끼게 한 선수였다.



필자는 모창민을 처음으로 알게 된 날을 정확히 기억한다. 2007년 2월 17일, 모창민이 프로에 입단하기 1년 전이다.

"지금 3루수를 맡고 있는 선수는 아주 좋다. 4학년이라서 앞으로 기대가 되네."

이렇게 말한 사람은 당시 SK 와이번스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성근 감독(현 소프트뱅크 호크스 코칭 어드바이저)이었다 . 그 3루수가 바로 당시 성균관대 야구부 내야수 모창민이었다. 그날 김 감독은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성균관대와 연습경기를 치른 뒤 모창민에 대해 그렇게 평가했다.

모창민은 그해 8월 신인 2차 지명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SK의 지명을 받았다. 프로 입단 후 모창민의 첫 두 시즌 타율은 2할대 초반이었지만, 끝내기 홈런이나 끝내기 안타 등 극적인 상황에서 결과를 내고 자기 역할을 해내는 타자라는 인상을 남겼다.

그런 모창민을 높게 평가하는 일본인 지도자도 있었다. 2010년 SK에서 타격코치를 맡았던 세키카와 코우이치 현 소프트뱅크 3군 코치다.

세키카와 코치는 "그의 장타력은 아주 뛰어나다. 더 잘 할 수 있는데"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 해 모창민은 우익수를 제외한 내야와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1군 주전 선수들의 높은 벽을 넘을 수 없었다. 타율은 직전 시즌보다 떨어진 타율 1할8푼3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키카와 코치는 모창민의 장타력을 굳게 믿고 있었다. 세키카와 코치는 다음해인 2011년 라쿠텐 이글스 2군코치로 옮겼는데 당시에도 "여기(라쿠텐 2군)에 있는 선수들보다 모창민의 타력이 더 좋다. 일본에 데려오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모창민은 2011년 상무에 입대해 야구 활동을 이어간 뒤 2012년 후반 SK에 복귀해 2013년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그의 나이 28살. NC의 정규시즌 첫 경기인 4월 2일 롯데 자이언츠전(마산구장). 경기 전 모창민을 만났더니 그는 "나는 이 신생팀에서 중견급이라서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을 했다.

모창민의 책임감은 곧바로 결과로 나타났다. 3번 1루수로 선발출전한 모창민은 1회말 팀 창단 첫 안타가 되는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6회에도 안타를 친 그는 NC의 역사적인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남겼다. 그날 모창민은 경기 전 오후 1시쯤 둘째 딸을 얻어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 하루였다. 하지만 모창민은 2번째 안타를 친 뒤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교체됐다. 모창민의 프로 생활엔 부상의 아쉬움이 있기도 했다.

그런 고통을 극복하면서 2017년 타율 3할1푼2리, 17홈런, 90타점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필자는 모창민의 당시 활약을 세키카와 코치를 만날 때마다 전했고 그는 아주 기쁜 표정으로 답하곤 했다.

언제 만나도 밝은 미소로 필자를 맞아줬던 모창민. 기록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 모창민. 제2의 인생에서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기를 기원한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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