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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엘롯기 침몰' 역대 최초 동반 스윕패, 3대 인기팀의 우울한 5월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5-02 22:15

수정 2021-05-0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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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롯기 침몰' 역대 최초 동반 스윕패, 3대 인기팀의 우울한 5월
롯데 선수단이 2일 한화 전에서 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총체적 난국에 빠진 롯데는 이날 패배로 최근 4연패를 기록, 2019년 10월 이후 578일만의 단독 꼴찌로 추락했다. 한화와의 사직 3연전 스윕패 또한 2008년 5월 이후 13년만이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KBO리그 흥행을 책임진다는 3팀이 있다.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가 그들이다.



엘롯기에게 5월의 시작은 주말 내내 야구장 하늘을 위협했던 먹구름마냥 우울했다. 나란히 주말 3연전을 3연패(스윕패)의 불명예로 장식했다. 우천 취소 없는 3연전 기준 엘롯기의 동반 스윕패는 KIA가 창단한 2001년 이래 처음이다.

2일 경기에서 3팀 모두 선취점을 냈고, 연패 탈출을 위해 초강수를 두고도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공교롭게도 각 순위경쟁팀 상대로의 3연패다. 3연전 시작 전만 해도 선두를 달리던 LG는 2위였던 삼성 라이온즈, KIA는 어깨를 나란히 하던 KT 위즈에게 각각 무너지며 중위권으로 각각 주저앉았다. 롯데는 최하위였던 한화 이글스에게 3연승을 선물하며 꼴찌 자리를 넘겨받았다.

이날 LG는 문보경의 데뷔 첫 홈런으로 선취점을 냈고, 유강남과 김현수의 적시타를 앞세워 7회초 한때 4-3으로 앞섰다. 하지만 7회말 곧바로 동점을 허용한 뒤 8회말 마무리 고우석까지 투입하며 연패 탈출을 위해 용을 쓰던 중, 이원석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졌다.

KIA는 박찬호의 적시타로 먼저 점수를 냈지만, 선발 임기영이 3~4회 3점을 내주며 역전당했다. 이어 6회 위기 때 2번째 투수로 투입한 영건 김현수가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3안타 2볼넷을 쏟아내며 5실점, 허탈한 일요일을 보내야했다.

롯데는 정훈과 이대호의 홈런으로 4점을 먼저 뽑았지만, 선발 김민우가 안정을 찾은 4회부터 윤대경-강재민-정우람으로 이어진 한화 계투까지, 6이닝 동안 단 한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그 사이 정진호 최재훈 박정현 등 한화의 하위타선에 8안타 5타점을 허용하며 5대4로 역전패했다. 롯데가 사직 홈3연전에서 한화에게 스윕당한 것은 류현진과 송진우가 선발로 출격한 2008년 5월 6~8일 이후 13년만에 처음이다.

당초 '엘롯기'란 2001년 이후 8년간 리그 최하위를 책임지던 3팀을 향한 놀림에서 시작됐다. 공교롭게도 3팀 모두 국내 최고 인기팀으로 손꼽힌다. 팬들조차 유머러스하게 자조하는 의미에서 '엘롯기 동맹'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다.

엘롯기란 명칭이 탄생한 이래 3팀이 함께 가을야구에 오른 해는 한번도 없다. 다만 하위권팀의 비애를 일컫던 '엘롯기 동맹'은 2009년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기억되는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깨졌다. KIA는 2017년에도 또한번 우승을 차지하며 다른 두 팀을 압도하는 포스트시즌 성적을 거두고 있다. 롯데는 1992년, LG는 1994년이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다만 올시즌 포함 최근 3~4년간 전력만 보면 LG가 가장 강하다. LG는 최근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올해도 NC 다이노스와 양강으로 꼽히는 우승후보다. 반면 2017년 이후 4년만의 가을야구를 꿈꾸던 롯데는 선수단의 부진과 잦은 잡음 속 10위로 내려앉은 상황. KIA 역시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역사상 첫 엘롯기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은 2021년에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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