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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578일만의 최하위 추락' 롯데, 반전 가능할까? 가을야구도 '먹구름'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5-02 09:05

수정 2021-05-0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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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8일만의 최하위 추락' 롯데, 반전 가능할까? 가을야구도 '먹구름'
롯데 허문회 감독.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가을야구 그 이상을 꿈꿨다. 하지만 현실은 개막 한달만의 꼴찌 추락이다.



롯데는 2일 한화 이글스 전에서 3대11로 완패, 한화와 함께 공동 9위로 내려앉았다. 2일 경기에서도 패하면 단독 꼴찌가 된다.

롯데는 지난 2019년을 10개 구단 중 10위로 마쳤다. 하지만 2020시즌에는 시즌 10경기 이후로는 단 한번도 순위표 마지막까지 내려앉지 않았다. 때문에 롯데로선 2019년 10월 1일 이후 578일만에 맛보는 최하위다.

시즌 전 롯데 자이언츠는 '부산의 심장' 이대호와의 FA 재계약에 우승 옵션을 포함시키며 한국시리즈를 논했다. 이대호 외에 손아섭 전준우 등 롯데에서만 커리어를 보내온 베테랑들의 속내도 간절했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29년전인 1992년, 하지만 진출도 1999년이 마지막이다. 2000년대에는 2011~2012년 플레이오프 진출이 최고 성적이다.

허문회 감독의 시즌 전 목표는 '4위'였다. 재작년에 10위, 작년에 7위, 올해는 4위로 올라서겠다는 각오였다. 지난해 성적에 대해서는 "데이터상 5~7위 정도가 우리 자리였는데, 운이 좀 따르지 않았고 감독의 실수도 있어 7위가 됐다. 올해는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왔고, 숫자에 얽매여있던 사령탑의 운영도 작년과는 달라질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중하위권에 머물던 롯데는 지난주 강팀 두산 베어스, KT 위즈를 상대로 4승2패, 2연속 위닝 시리즈를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듯 했다. 하지만 2패의 분위기가 꺼림칙했다. 두산 전은 1대13의 일방적인 대패였고, KT 전은 끝내기 패배였다.

불안감은 현실이 됐다. 주중 LG 트윈스에 1승2패를 기록한데 이어 주말 한화 이글스에 2연패하며 2연속 루징이 확정됐다.

특히 한화를 상대로 지난달 30일 난타전 끝에 7대11로 패한데 이어, 1일에는 3대11로 대패했다. 이틀간 22실점이다. 한화는 롯데 마운드를 제물로 팀타율 7위(0.244) 팀 OPS(출루율+장타율) 9위(0.684)로 올라섰다. 반면 롯데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점 9위(5.35)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 9위(1.49)가 됐다. 아래는 키움 히어로즈 뿐이다.

이틀 연속 선발투수의 조기 강판이 뼈아팠다. 전날 3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박세웅에 이어 이날 이승헌마저 3이닝 6실점(5자책)으로 부진하며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반면 서준원은 이틀 연속 등판해 총 5이닝(2실점)을 소화했다. 2경기 모두 지는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고, 롯데는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전날 경기에선 7-8로 뒤진 상황에 등판해 1⅔이닝을 던졌지만, 이날은 0-4에서 등판했고 3⅓이닝 2실점했다. 롱릴리프(대체선발)인지 추격조인지 아리송하다.

지는 경기에서 롯데 야수들의 등판은 이제 신기한 일도 아니게 됐다. 4월 17일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 KBO리그 역사상 첫 야수 3인 등판의 새 역사를 썼던 롯데는 1일 경기에 등판한 김민수와 배성근이 각각 삼진을 하나씩 따내며 '역사상 첫 야수의 삼진'이란 진기록을 추가했다.

일반적으로 야수의 등판은 연장전 승부 끝에 투수가 없어서, 혹은 큰 점수차에서의 팬서비스 기용이다. 패배를 인정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령탑들은 이를 꺼린다. 하지만 롯데는 이미 4월 17일 삼성 전(추재현 배성근 오윤석)을 시작으로 4월 22일 두산 전(강태율)에 이어 이날까지 단 24경기만에 3번째 야수 등판을 실시했다. 이쯤 되면 이벤트나 불펜 절약 차원이 아닌 추격조다. 롯데 팬들은 신기해하기보단 빨리 짐을 싸는 쪽을 택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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