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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가이]리그 최다등판·불펜 최다이닝 2위, "행복하다"는 '또현식'은 이제 야구를 알고 한다

김진회 기자

입력 2021-04-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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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최다등판·불펜 최다이닝 2위, "행복하다"는 '또현식'은 이제 야구…
2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준비하고 있는 장현식.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4.27/

[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올 시즌 야구 팬들이 KIA 타이거즈의 필승조 장현식(26)을 바라보는 시선은 '안타까움'이다. 팬들의 시각에선 장현식이 너무 혹사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 경기에 장현식이 마운드에 오르면 "또 현식이냐"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표상으로 드러나긴 한다. 장현식은 지난 29일 기준 22경기를 치렀는데 리그 최다 등판(14회)에다 불펜투수로 한정했을 때 팀 동료 박진태와 함께 최다 이닝 2위(15⅔이닝)를 기록하고 있다.

표면은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혹사'가 아니다. 장현식은 팀 내 필승조이기 때문에 리드하는 상황 뿐만 아니라 동점으로 접전인 상황, 심지어 1점차로 뒤지고 있는데 타선의 타격 컨디션을 보고 역전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올 시즌 유독 KIA가 연장 승부가 많다. 이미 키움 히어로즈와 2경기, 롯데 자이언츠, SSG 랜더스,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와 한 차례씩 치렀다. 불펜 소모가 클 수밖에 없는 건 자명한 사실. 장현식은 6차례 연장 승부에 모두 투입됐다.

3연투는 없었다. 다만 1이닝 이상 책임진 경기가 많다는 것이 팬들의 우려 시각이다. 소화하는 이닝이 길어질수록 투구수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장현식은 1⅔이닝을 3회, 1이닝 6회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9일 광주 한화전에선 2이닝을 소화해 시즌 개인 최다이닝을 던졌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투수 운용 플랜에는 원칙이 서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불펜 투수가 3연투를 하면 다음날 휴식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 1이닝 이상 투수의 투구수가 많아졌다던지 위기 상황에서 공을 던지고 내려왔다면 다음 날 쉬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팀으로서 봤을 때 장점은 캠프 때부터 대부분의 불펜 투수가 1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1이닝 이상 갈 수 있는 자원들을 많이 만들어 놓은 것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현식은 이번 캠프 때 선발조에서 테스트를 받았던 자원이었다. 그러나 선발 경쟁에서 탈락한 뒤 불펜 필승조로 돌아섰다. 개막 이후 4경기에서 세 차례 실점을 하자 불안함이 감지되긴 했다. "매 경기 너무 많이 던지게 하는 것 아니냐"며 장현식 운용 방식에 비난을 가하는 KIA 팬들도 많았다. 그러나 장현식은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고, 이젠 2이닝을 맡겨도 불안함이 없다.

점점 구위가 좋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140km 후반대 빠른 공을 던져도 홈런과 안타를 쉽게 허용하는 모습에서 상대 타자들이 장현식의 공을 난공불락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장현식은 "지난해까지는 투구시 일찌감치 힘을 쓰는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구속과 구위가 모두 좋지 않았지만, 올 시즌에는 코치님들의 조언에 따라 릴리스 포인트에서 힘을 쓰다보니 구위와 구속 모두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리적 안정도 구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욕심을 내려놓자 150km 강속구가 부활했다. 장현식은 "사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투수를 준비했기에 시즌 초반까지 욕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팀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지금 주어진 보직에 맞게 운동하고, 마음가짐을 가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 효율적으로 운동과 관리를 도와주시고 있어서 하루하루 즐겁게 던지고 있다"며 "지금 모습대로 시즌 끝날 때까지 아프지 않고 완주하고 싶다"고 전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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