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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역전의 명수'→'연장의 명수'! KIA 4시간 이상 7G, 힘들지만 이겨서 버티는 '딜레마'

김진회 기자

입력 2021-04-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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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명수'→'연장의 명수'! KIA 4시간 이상 7G, 힘들지만 이…
2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가 11회 연장 끝에 한화에 3대 2로 승리했다.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KIA 선수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4.29/

[수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시즌 KIA 타이거즈는 '역전의 명수'였다.



기록으로 드러난다. KIA는 지난해 거둔 73승 중 무려 52%에 달하는 38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역전승 부문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공동 1위를 기록했다. 5회까지 뒤진 경기 승률은 3위(0.182·12승54패), 7회까지 뒤진 경기 승률은 6위(0.072·5승64패)였다.

올해는 '역전의 명수' 대신 '연장의 명수'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22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벌써 5팀과 6차례 연장 승부를 펼쳤다. 승률이 나쁘지 않다. 키움 히어로즈와 2경기(2승), 롯데 자이언츠(1승), SSG 랜더스(1패), LG 트윈스(1승), 한화 이글스(1승)에 5승1패를 기록 중이다.

힘든 여정이다. 경기시간이 4시간 이상 소요된 경기가 7차례나 된다. 지난 7일 고척 키움전에선 연장 12회 말까지 경기를 치러 올 시즌 최장인 4시간 50분을 기록했다. 소화이닝이 길어지다보니 불펜 투수를 많이 가용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불펜이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면서 연장에서 역전 또는 승부의 마침표를 찍을 기회가 찾아와 KIA가 웃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타자들이 좀처럼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이닝이 늘어나는 것이다. 지난 29일 광주 한화전만해도 그렇다. 0-1로 뒤진 3회 말 김선빈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은 뒤 7이닝 연속 '무득점' 행진이었다. 한화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지만, 홈런 한 방만 나왔어도 정규이닝에서 끝날 수 있는 경기가 연장까지 이어진 것이다. 올 시즌 KIA 타자들에게 홈런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22경기에서 팀 홈런이 4개 뿐인데 모두 최형우가 때려낸 것이다. 홈런 등 장타율 부문에서 꼴찌(0.310)이기 때문에 빅이닝도 없어져 살얼음판 승부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체력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국 끝내기 점수도 안타가 아닌 박찬호의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그래도 나름 소득은 있다. 연장 승부를 이기면 그만큼 선수들의 자신감이 향상된다. 클러치 상황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 전날 한화전 압권은 불펜투수들의 맹활약이었다. 특히 7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구원등판한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준영은 1-2-3 병살타와 후속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또 장현식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2이닝을 소화하며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깔끔하게 막아냈다. 8~9회를 책임졌는데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뿌려 경기 후반 배트 스피드가 느려진 타자들의 방망이를 연신 헛돌게 만들었다.

올 시즌 KIA 팬들은 유독 연장이 많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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