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이슈]2000안타 12명중 9명...좌타자가 우타자보다 정말 뛰어난 걸까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4-21 09:32

more
2000안타 12명중 9명...좌타자가 우타자보다 정말 뛰어난 걸까
2021 KBO리그 LG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최형우가 5회초 2사 1루에서 우월 투런홈런을 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4.20/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또 왼손타자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지난 20일 LG 트윈스전에서 역대 12번째 개인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최형우는 1회와 5회 각각 우측으로 투런홈런으로 터뜨리며 통산 2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왼손 타자로는 9번째다. 우타자로 2000안타를 넘긴 선수는 홍성흔 정성훈 김태균 3명 뿐이다. 좌타자는 최초 달성자 양준혁을 비롯해 전준호 장성호 이병규 박용택 이승엽 박한이 이진영 그리고 최형우다.

2000안타를 치려면 200안타를 15년간 치거나 150안타를 20년간 쳐야 한다. 타격 천재나 다름없다. 그러하면 왼손 타자가 오른손 타자보다 타격 능력이 더 뛰어난 걸까. 아니면 그만큼 선수 생활을 오래할 수 있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던 걸까.

이 질문을 현장 감독들과 해설위원들에게 끊임없이 던졌지만 명확한 설명을 해 준 사람은 아직 없다. 가장 일반적인 설명은 우투수를 상대로 좌타자가 우타자보다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좌타자가 우투수에 강하고 우타자는 좌투수에 강하다는 게 야구에선 정설이다. 현실에선 우투수가 좌투수보다 훨씬 많다. 다시 말해 좌타자들이 타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우타자들보다 많다는 것이다.

KBO의 도움으로 2007년 이후 올시즌까지 15년간 타율 기록을 살펴봤더니 전체 좌타자들이 2할8푼1리, 우타자들이 2할7푼1리를 쳤다. 좌타자들 타율이 1푼 정도 높았다. 이 기간 전체 투수 중 우투수가 약 70%였다는 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10명의 투수를 상대했다면 평균적으로 좌타자는 7명의 우투수를, 우타자는 3명의 좌투수를 만난 셈이다. 자신이 잘 칠 수 있는 투수를 만날 기회가 좌타자들이 훨씬 많았고, '정설'이 입증된 셈이다. 물론 타격 후 1루까지 질주할 때 좌타자가 우타자보다 2m 정도 이득이라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한다. 같은 땅볼이라도 좌타자의 내야안타 확률이 높다.

이런 이유로 아마추어 야구에선 오래 전부터 오른손잡이가 좌타자로 '억지' 변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타고난대로 자연스럽게 치는 게 아니라 미래의 프로야구 무대에 대비해 신체를 좌타석에 맞추는 것이다. 2000년 이후 '우투좌타' 유형의 타자가 크게 늘어나난 건 이와 무관치 않다.

현역 타자들 중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키움 히어로즈 서건창 이정후, LG 트윈스 김현수,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KT 위즈 강백호, SSG 랜더스 최주환, NC 다이노스 박민우 등 내로라하는 타자들을 보면 대개 우투좌타다. 이들 대부분이 아마추어 때 우타에서 좌타로 억지 변신한 케이스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상황이 좀 다르다. 통산 3000안타를 친 타자 32명의 유형을 보니 우타자가 17명, 좌타자가 13명, 스위치 타자 2명이었다. 우타자가 많았다. 통산 2000안타로 범위를 넓혀도 288명 중 우타자가 138명으로 가장 많고, 좌타자가 117명, 스위치타자가 33명이다. 1500안타 이상을 친 현역 타자들을 따져도 우타자가 11명, 좌타자는 4명, 스위치타자는 1명으로 우타자가 압도적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어릴 때 오른손잡이가 좌타자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 통계에 변화가 생길 지도 모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