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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8위 내려앉은 롯데, '36이닝 2출루' 안치홍이 살아야한다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4-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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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내려앉은 롯데, '36이닝 2출루' 안치홍이 살아야한다
롯데 안치홍.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힘겨운 역전승에 이은 2경기 연속 영봉패. 지난 주말 3연전에서 롯데 자이언츠 타선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개막 이후 롯데 상위타선은 대체로 고정이다. 안치홍을 시작으로 손아섭 전준우 이대호가 2~4번에 위치한다. 5번 타자는 정훈과 마차도가 주로 맡았다. 오랜 실적을 인정받은 베테랑들인 만큼, 허문회 감독의 신뢰가 두텁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안치홍의 리드오프 기용이다. 지난해 안치홍이 1번타자로 출전한 것은 딱 1번 뿐이다. KIA 타이거즈 시절을 돌아봐도 안치홍은 테이블 세터보다는 주로 클린업 트리오와 그 뒤를 받치는 하위 타선에서 강렬한 한방을 쏘아올리곤 했다.

하지만 올시즌 안치홍은 라인업의 맨 첫번째 타자로 전 경기 출전중이다. 발은 빠르지 않은편. 하지만 허 감독은 안치홍의 선구안과 인내심에 높은 점수를 주며 1번에 기용하고 있다.

문제는 안치홍이 침묵하면서 타선이 꽉 막히고 있다는 것. KIA와의 주중 2차전까진 좋았다. 6연타석 안타 포함 타율 3할8푼5리, OPS(출루율+장타율)이 1.035에 달했다. 하지만 15일 KIA전을 시작으로 주말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까지, 안치홍은 36이닝 동안 2출루(17타수 1안타 1볼넷)에 그쳤다. 16일 역전승을 주도한 건 한동희-김준태-김재유 등 하위 타선이었고, 17~18일에는 그나마도 틀어막히면서 무기력한 영봉패를 당했다.

지난해 롯데에서 리드오프로 가장 많은 타석(343타석)을 소화한 선수는 정훈이다. 안치홍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경험을 지닌 베테랑이다. 하지만 정훈은 같은 기간 손가락 부상으로 휴식을 취했다. 복귀전이었던 18일에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삼성의 테이블 세터 김지찬-구자욱의 맹활약과도 대조를 이뤘다. 삼성의 기존 리드오프는 김상수지만, 허삼영 감독은 "김상수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17~18일 1번 타자로 김지찬을 발탁했다. 김지찬은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 중 한명이다. 17일 사상 초유의 '1이닝 2안타 3도루'를 성공시키며 롯데 선발 앤더슨 프랑코를 패닉에 빠뜨렸다.

'강한 2번' 구자욱 역시 호타준족의 면모를 과시하며 3연전 동안 10타석 연속 출루 포함 7타수 6안타 5볼넷으로 팀에 많은 득점 기회를 제공했다. 이를 박해민-피렐라-강민호로 구성된 중심타선이 차곡차곡 점수로 연결시켰다.

현실적으로 롯데 1군 타선에서 전통적 의미의 리드오프를 맡을 선수가 마땅치 않다. 전체적으로 출루율은 좋지만, 무겁고 느린 타자들이다. 그렇다고 주말 3연전에서 7타수 4안타 사사구 4개로 활약한 한동희를 1번에 기용하기도 난감한 일이다.

주전 중 발이 빠른 선수는 딕슨 마차도 1명 정도다. 올해 타율은 2할4푼으로 다소 부진하지만, 출루율은 3할7푼5리로 오히려 지난해(3할5푼6리)보다 높다. 다만 1번 타자 경험이 없다. 김재유나 추재현, 강로한 등 준족의 중견수 요원들 역시 주로 하위타순에만 기용됐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다. 롯데로선 안치홍이 살아나 다시 팀을 이끌어주길 바랄 뿐이다. 다만 안치홍의 부진시 대안도 필요해보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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