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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박세혁 부상에 가라앉은 분위기…백업들이 만든 1승의 가치

나유리 기자

입력 2021-04-18 06:20

박세혁 부상에 가라앉은 분위기…백업들이 만든 1승의 가치
2021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마무리 김강률과 선수들이 팀의 3대1 승리를 확정짓고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4.17/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백업 선수들이 만든 가치있는 1승. 위기 상황에서 '강팀 DNA'가 발현됐다.



지난 16일 밤은 두산 베어스에게 돌이키고 싶지 않은 악몽과도 같았다. 주전 포수 박세혁이 경기 도중 큰 부상을 입었다. 박세혁은 8회초 공격 도중 타석에서 LG 김대유가 던진 직구에 오른쪽 머리 부위를 맞았다. 다행히 머리에 직격적으로 맞은 것은 아니고, 헬멧을 먼저 때렸지만 공이 워낙 강했다. 박세혁은 한참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고통스러워했고, 통증을 호소한 끝에 얼굴을 감싸안고 앰뷸런스에 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이날 경기에서 진 두산 선수단의 분위기는 더욱 무거웠고, 이긴 LG 선수단 역시 마냥 밝을 수 없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 의도하지 않았던 부상이 그라운드 위 공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경기 후에도 두산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걱정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병원 검진 결과 안와골절이 확인됐고 박세혁은 곧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언제쯤 복귀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답할 수 없다. 다만 부상 부위 회복을 감안하면 몇 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날벼락이다. 박세혁은 주전 포수이자 중심 타자 중 한명으로 공수에서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인 부상도 아니고 공에 맞아 큰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이튿날인 17일 LG전 두산 라인업은 개막 전에 구상했던 '베스트'에서 멀어 보였다. 1.5군에 더 가까웠다. 장승현이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썼고, 박세혁 뿐만 아니라 정수빈도 옆구리 부상으로 열흘 이상 전력에서 이탈하는 것이 이날 확정됐다. 베테랑 2루수 오재원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에 유격수 김재호도 출산 휴가로 빠져있기 때문에 '베스트9'에서 4명이나 교체됐다. 심지어 이날 상대해야 할 LG 선발 투수는 최근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공을 뿌리는 '에이스' 앤드류 수아레즈였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두산이 1회부터 끈끈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수아레즈를 상대로 '이적생' 양석환이 1회 선제 적시타를 터뜨렸고, 3회에는 조수행의 1타점 적시 3루타, 양석환의 1타점 적시타가 추가로 터져 나왔다. 수비에서도 잇따라 좋은 플레이가 터져 나왔다. 선발 유격수로 나선 신인 안재석과 중견수 조수행이 호수비를 펼치면서 벤치 분위기를 띄웠다. 두산은 수아레즈를 꺾고 3대1로 LG전에 승리했다.

만약 이날 경기까지 졌다면 3연패. 그것도 큰 부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 연패를 끊지 못했다는 자책감까지 더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백업'이라 불리던 선수들이 만든 귀중한 1승이 '팀 두산'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위기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승리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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