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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타율이 타자의 자존심? 바보야, 대세는 출루야!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4-18 09:00

타율이 타자의 자존심? 바보야, 대세는 출루야!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출루율'은 지난해부터 KBO리그에서 유독 강조되는 지표다.



타석에 서는 타자의 의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첫 손에 꼽히는 것은 출루다. 베이스를 밟고 팀 공격이 이어지는 역할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득점까지 만들어야 한다. 상대팀보다 더 많은 득점을 만들어야 하는 승부의 원리에서 야구도 비켜나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루율은 개인보다 팀에 초점을 맞춘 플레이로 가치가 있다.

최근 한 해설위원은 "타자의 자존심은 타율, 안타 수, 홈런 수, 타점 수, 이렇게 흘러가는데 출루에 대한 부분은 1번 타자가 아니면 크게 신경을 안 쓴다. 보통 타자의 자존심을 내세울 때 출루율은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타율은 좋은 타자를 평가하는 자료임에는 분명하다. 상대 투수의 공을 얼마나 쳐내고 득점으로 연결되는 홈런, 타점을 만들어내는 것은 타자의 역할이 맞다. 그러나 그 안타나 홈런, 타점이 과연 팀 공격, 득점, 승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 설명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 개인의 관점에선 '자존심'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팀 전체로 봤을 때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이에 대해 NC 이동욱 감독은 "안타와 볼넷, 사구 모두 1루로 나가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가치는 똑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야구는 주자가 나가야 점수가 나는 스포츠다. 안타를 쳐서 1루를 밟느냐, 볼넷이나 사구를 얻어 나가느냐의 차이"라며 "(득점은) 혼자 안타를 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해 OPS가 이뤄지는 이유는 두 개 이상의 안타 내지 장타가 나와야 득점도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무안타에 그쳤던 권희동을 예로 들었다. 권희동은 개막 후 9경기 동안 타율 0이었지만, 4사구를 꾸준히 얻으며 출루했고 계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5일 인천 SSG전에서 15타수 만에 첫 안타를 신고한데 이어, 16일 창원 한화전에선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 감독은 "그(무안타) 기간 권희동의 타율은 0이었지만, 출루율은 3할 후반대였다. 볼넷, 사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10번의 기회 중 3번 이상을 나갔다는 것이고, 그만큼 팀에 득점 기회를 만들어 준 셈"이라며 "타율이 0이기에 안 좋은 타자라고 볼 수도 있지만, 출루율을 보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아무리 좋은 3할 타자라도 출루율이 낮다면 인정 못 받는 시대다. 출루율이 좋고, 장타율까지 더해진다면 팀에는 플러스가 된다"고 강조했다.

투수, 타자 등 개인에 포커스가 맞춰질 때도 있지만, 야구도 결국엔 팀 스포츠다. 출루율을 통해 새삼 되새기게 되는 평범한 진리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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