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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현장]'불문율 논란' 입장 밝힌 한화 수베로 감독 "팀 존중받지 못한다 느껴, 문화적 차이 컸다"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4-18 13:03

'불문율 논란' 입장 밝힌 한화 수베로 감독 "팀 존중받지 못한다 느껴,…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문화적 차이가 가장 컸다."



18일 창원NC파크.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전날 벌어진 '불문율 논란'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17일 NC전에서 수베로 감독은 팀이 4-14로 크게 뒤지고 있던 8회말 2사 3루 나성범 타석 때 갑자기 큰 제스쳐를 취하며 고함을 질렀다. 마운드에 오른 외야수 정진호와 승부한 나성범이 3B0S에서 풀스윙으로 파울을 만들어낸 직후였다.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고 다른 손으로 원을 그려 만들어 갖다댄 수베로 감독은 좀처럼 화를 삭이지 못했다. 대럴 케네디 수석 코치와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 조니 워싱턴 코치도 가세했고, NC 이동욱 감독도 벤치 앞으로 나와 액션을 취하는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18일 한화전을 앞두고 "문화적인 차이 때문 아닌가 싶다"고 운을 뗐다. 그는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홈런을 친 장면을 두고 비슷한 논란이 일어났던 것으로 안다"며 "서로 입장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배트 플립이 메이저리그에선 불문율이지만, KBO리그에선 아닌 것과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문화적) 차이에 대해 맞다, 안 맞다를 논하고 싶진 않다. 우리의 룰을 따르라는 말도 아니다"라며 "다만 상대 선수를 자극하는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도 "문화적 차이가 가장 컸다"고 말했다. 이어 "16일 경기 때 8점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팀 1루 주자가 도루를 했는데, NC 포수(양의지)가 일어나 '한국에선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제스쳐를 했다. KBO리그에선 지고 있는 팀이 도루를 하지 않는다는 부분을 몰라 그런 지시를 했다. 경기 후 선수단에 직접 사과를 했다"며 "지고 있는 팀은 도루를 할 수 없는데, 이기고 있는 팀은 3B0S에서도 타격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 감정이 격해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팀을 이끄는 감독으로 선수들이 존중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는 당연히 그런 행동을 해야 한다. 어제는 한국만의 문화에 대해 설명을 듣고 배웠지만, (액션을 취한) 그 당시엔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3연패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침체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작년 우승팀인 상대를 만나 우리 선수들이 기가 죽은 상태에서 경기에 들어가는 부분도 없잖아 보였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이기에 그런 부분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어리기에 순간 분위기에 쉽게 바뀌기도 한다. (선수단 내부를 자극하려는) 그런 의도가 아예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오늘 경기 전 미팅에서도 '연패에 개의치 말고 공격적으로 임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았던 맷 윌리엄스 감독도 미국과 상이한 한국 야구 문화 적응에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시즌 말미엔 류중일 전 LG 트윈스 감독을 직접 찾아가 불문율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하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다른 감독들과 (불문율에 관해 토론할) 기회가 된다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말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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