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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핫포커스]'승리팀이 더 부담' 롯데, KBO 역대 최초 3야수 등판→2⅔이닝 무실점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4-17 20:53

수정 2021-04-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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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팀이 더 부담' 롯데, KBO 역대 최초 3야수 등판→2⅔이닝 무실…
2021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7일 부산구장에서 열렸다. 12-0으로 뒤진 롯데가 7회부터 세 명의 야수 추재현 배성근 오윤석을 투수로 등판시켰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4.17/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가 KBO 역사상 첫 '1경기 3야수 등판' 기록을 세웠다.



롯데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0-12로 뒤진 7회 추재현을 시작으로 배성근과 오윤석을 잇따라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야수 3명 등판은 KBO 역대 최초 기록. 앞서 야수 2명이 한 경기에 등판한 사례는 총 3번 있었다. 1985년 4월 17일과 5월 15일 김정수-안언학(이상 LG 트윈스), 지난 10일 한화 이글스의 강경학-정진호가 그들이다. 하지만 이날 롯데처럼 야수 3명이 마운드에 오른 적은 없었다.

이날 롯데는 선발 앤더슨 프랑코가 1회초 ⅔이닝 만에 8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며 마운드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허문회 감독은 7회 1사까지 김건국 박진형 오현택을 계투시키며 버텼지만, 불펜 과부하를 우려해 야수들을 잇따라 마운드에 올리기 시작했다.

1사 1,2루에 등판한 추재현은 강한울을 병살 처리하며 우울한 경기에 지쳐있던 롯데 팬들을 환호케 했다. 추재현은 앞서 한화 이글스의 '야수의 투수 기용'이 이슈가 됐을 당시 허문회 감독이 1순위로 꼽은 선수다. 추재현은 최고 136㎞의 직구를 던졌지만, 투구수가 10개를 넘어가자 급격히 지쳤다.

8회 1사 후에는 내야수 배성근이 등판, 역시 1이닝 동안 투구수 17개로 무실점으로 버텼다. 배성근 역시 9회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자 1루에 있던 오윤석이 미트에서 투수 글러브로 바꿔끼고 마운드에 올랐고, 3루수 한동희가 1루를 맡았다. 오윤석은 2타자를 잇따라 범타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앞서 허문회 감독은 "이기고 있을 때는 야수를 마운드에 올릴 생각이 없다. 혹시라도 경기가 역전될 수도 있고, 상대 팀에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 역시 같은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삼성은 선발 백정현이 6회까지 무실점 호투했지만, 이후로도 김대우 최지광 장필준이 1이닝씩 이어던지며 팀 완봉승을 달성했다. 투수나 타자나 이기고 있는 팀이 오히려 부담감을 느끼는 진풍경이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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