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투수 송명기(21)는 지난 주 아찔한 경험을 했다. 6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회초 1사후 딕슨 마차도와의 대결에서 헤드샷으로 퇴장을 당했다. 손에서 빠진 공이 마차도의 헬멧을 향했고, 두부 정면을 직격했다. 그대로 쓰러진 마차도는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곧 현장 대기 중인 구급차에 실려 후송됐다. 검진 결과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의도치 않은 장면을 만들어낸 송명기에겐 가슴 철렁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5일 뒤인 11일 송명기는 광주 KIA전에서 5⅓이닝 3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송명기는 "그 전에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만회하기 위해 더 집중했다"고 자신의 첫승을 돌아봤다.
한동안 휴식을 취했던 마차도는 13일 광주 KIA전에 선발 출전했다. 건강한 몸으로 돌아온 마차도의 모습은 송명기 입장에서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는 부분. 하지만 송명기는 여전히 미안한 마음이 큰 듯 하다. 송명기는 "(사고) 다음날 괜찮다는 연락을 받고 (마차도에) 한 번 더 연락을 했는데, 다음엔 직접 만나서 사과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명기는 "그날 부모님도 경기를 보러 오셨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어쩔 줄 몰랐다"며 "경기 후 부모님이 다독여주셨고, 팀 동료, 선배들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마음을 빨리 다잡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나성범 양의지 알테어 등 KBO리그 최강의 중심 타선 지원을 받고 있는 송명기의 시선은 성공에 맞춰져 있다. 송명기는 "나는 우리 팀 타자들과 붙지 않는 게 내 운인 것 같다"고 웃은 뒤 "나만 잘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